부주의하고 충동적인 성향으로 대표되는 ADHD는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대를 위해 3년째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3년간 치료율이 2배 가량 올라가기도 했지만, 소아에 비해 청소년의 치료율은 여전히 낮다. 김봉석 이사장을 만나 청소년 ADHD의 문제와 치료방법, 학회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청소년 ADHD 치료율, 소아 대비 절반…‘중2병’과 전혀 달라 

“청소년 ADHD의 치료율이 소아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소위 ‘중2병’으로 치부하기 쉬운데, 이는 일시적인 사춘기 증상이 아닌 이미 오래전부터 과잉행동, 충동성, 부주의가 지속된 상태이므로 구분이 중요합니다.”

학회가 지난 4월 5일 제 3회 ADHD의 날을 맞아 발표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심평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ADHD 잠재 환자 대비 실제 치료율은 ‘ADHD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5년 간 청소년 ADHD 치료율은 7.6%로 동 기간 소아 치료율 14.0%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소아 ADHD 잠재환자의 치료율은 22.3%인 반면, 청소년은 13.5%에 불과했다. ADHD로 진단받은 소아의 70%가 청소년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기의 ADHD 치료 중단이 심각한 상황인 것.

실제로 소년원 내 청소년 ADHD 유병률(서울소년원 학생 200명 대상 ADHD-RS 설문)은 약 17%(34명)로 조사되는데, 생애주기별 청소년 ADHD 유병률이 4~8%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기에 ADHD 증상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알코올 장애, 품행장애 등의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높질 수 있어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중2병’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치료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유행어로 표현되는 ‘중2병’은 엄밀히 말하면 ‘사춘기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춘기 변화는 아이와 성인 사이에서 심리적인 변화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사춘기 자체를 ‘반항의 시기’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김 이사장은 조언한다. 즉, 사춘기의 핵심은 자아정체성 통해 자기 모습을 찾는 것으로, 초등학생 시절에는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청소년은 자기만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시간적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김 이사장은 “사춘기도 10명 중 8명은 순탄하게 지나가고, 2명 정도에서는 반항하는 등 격동기의 모습을 보이는 데 이것을 ‘중2병’으로 표현하며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ADHD는 훨씬 오래전부터 증상이 나타났지만 그동안 몰랐던 것으로, 사춘기처럼 청소년때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전적 경향이 70%, 양육 잘못 때문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3회째 ADHD의 날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학회는 훨씬 이전인 2004년부터 국민 홍보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홍보 영향으로 치료율은 올라갔지만, 그 다음 문제는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는 현상들이 생겼다.

“꾸준한 홍보로 질병에 대한 인식도는 높아졌지만,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가 아닌 10명중 1명 정도는 다른 과로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포털 사이트에 ‘ADHD’를 검색하면 한의원이나 일반 상담실 등이 가득 차지하고 있어서, 학회에서는 미디어 대책 특위를 만들어 과장된 광고는 내리도록 유도하고, 잘못된 정보는 공정위원회에 제소도 하는 등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또한 제대로 된 치료에 대해서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2016년부터 ‘ADHD의 날’을 만들고 기자간담회도 지속 마련해 온 것.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캠페인 시작 전인 2015년 대비 2017년 기준 국내 소아 ADHD 잠재 환자의 실제 치료율이 전 연령층에서 2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2~3년째 치료율이 반등하는 것을 보면, 캠페인을 통해 언론 홍보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자평했다.

그렇다면 치료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ADHD가 많아졌다는 뜻일까?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는 당연하게 생각한 과잉 행동 등을 이제는 병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전에는 증상이 있어도 ‘남자애들은 다 뛰어 다닌다’는 식으로 치부해 병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교실 수업 시간에 부산스럽고,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모습, 궁금하거나 충동이 생기면 여과 없이 즉각 행동하는 모습 등은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이며, 이를 부모들에게 설명하면 병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특히 김 이사장은 “부모들의 경우 자신도 학창시절 똑같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20년 이상을 앓으면서도 치료하면 좋아지는 줄 몰랐다며 아쉬워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양육방식이 잘못돼서 아이가 그렇게 됐다는 오해가 많다”며 “양육환경보다는 70%는 유전적인 경향이 강하며 약 30% 정도만 양육 환경의 영향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즉, 올바른 양육의 노력은 해야겠지만, 반드시 엄마아빠가 잘못해서 생긴 병은 아니라는 것.

8~90%는 약물치료로 좋아져…부모교육 및 행동치료도 중요

많은 연구들에서 ADHD는 뇌 신경전달물질이 작동을 못하거나 적게 분비돼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 입증이 되고 있으며, 뇌 검사상으로 확인이 될 정도로 진단도 발전했다.

김 이사장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로 8~90%까지는 증상이 좋아진다”며 “치료 전후의 변화는 뇌 변화를 촬영해봐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의 변화만 봐도 확연히 차이가 보이므로 고가의 검사를 굳이 받을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로 각성제와 비 각성제로 나뉘며, 그 외 항우울제도 같이 사용될 수 있다. “크게 보면 methylphenidate 제제와 atomxetine이 가장 중요한 약물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부모들의 교육과 인지행동치료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아동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이슈에도 적극 나서 잘못된 정보는 계도하고, 국회에서도 올바른 정책을 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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