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지난 3월 16일은 '세계 수면의 날'이었다. 수면은 건강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남성 기능 회복제 역할도 한다.

골프대회가 열리는 어느 따뜻한 봄날. 게임도 구경하고 산보도 할 겸 아름다운 남서울 코스를 찾았다. 그곳에서 대회를 후원하는 K 회장을 뵈었다.

“이 대회에서 최경주 선수를 후원하시는군요. 어떻게 해서 스카우트하게 됐습니까?”

“최경주의 눈매가 심상치 않고 강한 집념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 후 최경주 선수는 꾸준한 노력과 집념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도전해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지금도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

매일 언더파를 치고 선두를 달리며 2등과 무려 5점이나 차이가 나,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던 P 씨. 마지막 날 결전을 앞두고 우승을 생각하며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긴장을 풀고 잠이 빨리 들면 좋으련만 잠이 마음대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의 우승을 생각하니 더 긴장되고 말똥말똥해진다.

잠을 설친 가운데 필드에 서니 이상하게 몸이 무겁다. 평소에 쉽게 치던 언더파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무려 5오버파를 기록하며 처음 찾아온 우승 찬스를 허무하게 놓치고 말았다. 중요한 시합이나 연주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게 컨디션 유지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적어야 각 장기의 혈액순환이 좋고 근육 이완도 잘된다.

너무 우승에 집착하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다 분비시킨다. 이로 인해 근육을 수축시켜 편안한 잠을 방해한다. 평소에 7언더파를 치던 선수가 시합에선 7오버파를 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스트레스로 잠을 잘 못 자면 근육 피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열심히 훈련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심정을 갖는 게 중요하다. 시합에 임해서는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 너무 긴장을 해도, 너무 풀어져도 안 된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으로부터 대사과정을 통해 송과체에서 생성된다. 잠자는 동안에 증가해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우리 몸의 시상하부 생체시계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중추다. 몸의 여러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 등과 주변 환경, 행동양식에 영향을 받는다. 잠은 우리 몸에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을 푸는 과정이다. 낮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꿈속에서 털어버리는 것이다. 괴로웠던 일을 기억에서 잊어지도록 입력하고 즐거웠던 일들은 가급적 저장해 둔다.

잠과 꿈이 없다면 정신세계가 맑아지기 어렵다. 신경이 예민해져서 잠을 못 이루는 증세가 바로 여러 정신질환의 시초인 것이다. 가벼운 신경증의 경우 잠만 푹 자고 나면 문제가 스스로 해결되기도 한다. 잠을 자는 동안 얕은 잠, 깊은 잠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꿈을 꾸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눈알이 빨리 움직이며 잠꼬대를 하는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 단계로 들어간다.

이때가 괴로운 일들을 되풀이해서 망각의 세계로 털어내는 과정이며 우리 몸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순간에는 몸의 근육이 무긴장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순간 낮에는 체면 때문에 죽어 있던 페니스가 서서히 일어나게 된다. 몸의 교감신경 긴장도가 가장 낮아지면서 오그라 있던 음경 해면체의 평활근들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렘 수면 때 야간발기와 몽정이 나타나는 기전이다. 중요한 곳에 산소를 공급해 재충전을 시켜 주는 자연의 섭리인 셈이다. 그러므로 잠이 보약이다. 충분한 수면이 남성 기능을 높이면서 그날의 모든 컨디션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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