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에는 국내 의료기기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있었다.

다빈치가 20여 년간 독점하고 있는 수술로봇 시장에 국산 수술로봇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 지난 14일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레보아이(Revo-i)’를 출시한 미래컴퍼니 김준홍 대표는, 병원 수익은 물론 환자들도 낮은 가격으로 우수한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별 맞춤 토탈 솔루션을 기반으로 경쟁사 대비 42% 낮은 비용으로 제공해 국내 로봇수술의 지평을 넓혀 나가겠다는 포부다.
 
수술횟수당 경쟁사 대비 ‘42%’ 수준으로 제공

“병원별로 장비, 유지보수, 소모품 등 비용 구조를 분석해 로봇수술 회당 비용을 경쟁사(다빈치) 대비 42% 낮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로봇당 수술 건수 극대화로 ‘병원-회사-환자’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 같은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는 병원마다 수술로봇을 사용하는 과도 다르고 도구의 종류, 사용 빈도도 다르기 때문. 따라서 병원들이 원하는 것은 디바이스 자체의 경쟁력이나 가격보다 디바이스를 포함해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병원 특성에 맞춤화된 토탈 솔루션이라는 것. 이에 장비, 유지보수, 소모품 등을 패키지로 제공해 지속적 컨설팅으로 병원에 맞는 차별화된  ‘Robotic Surgery Program’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격에 있어서도 병원과 환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장비의 가격이나 연간 유지보수 비용이 아니라, 수술 횟수당 비용이기 때문에 로봇수술 1회당 비용을 경쟁사에 비하여 약 42% 절감할 수 있는 비용구조(장비가격, 유지보수비용, 소모품 비용의 통합가격)를 각 병원상황에 맞게 제안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컴퍼니는 사용자 대상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유럽 업체와 공동개발한 ‘Revo-Sim’이라는 가상 트레이닝 시뮬레이터 또한 최초로 공개했다. “이 시뮬레이터는 기존 돼지 장기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연습에서 나아가 기본적인 동작 연습 모듈 뿐 아니라 장기의 3D 모델링을 통해 실제 수술을 연습할 수 있는 모듈까지 탑재했다”며 “이를 통해 실제 장기를 수술하는 것 같은 생생한 연습과 더불어 더 많은 로봇수술 보급에 일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품 출시에 앞서 지난해 1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국제 로봇 수술 라이브 2017’ 심포지엄에서 레보아이(Revo-i) 임상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학술대회의 대회장인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한웅규’ 소장(연세의대 비뇨기과)은 의료정보와 만난 자리에서 레보아이의 임상결과에 대해 “추적관찰까지 마친 결과 인튜이티브서지컬 로봇(다빈치)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국내 수술 로봇이 임상연구에서 성공까지 결과물이 나온 것으로 국내에선 유일무이한 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특히 다빈치가 대당 가격이 20억~30억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권 등에서 레보아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레보아이의 임상시험은 가장 기본적인 복강경 수술인 담낭 절제술과 난이도가 높은 전립선절제술 두 가지에 대해 진행됐으며, 식약처는 이 두 수술을 포함한 일반적 내시경수술을 적응증으로 허가했다.  

10년간 400억 예산, 4개 국책과제 진행하며 개발 성공

2005년 연세세브란스에서 다빈치를 국내 처음 도입해 수술을 시작한 이후, 20여 년간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국내 로봇수술 시장을 독점해왔다.

그동안 다빈치는 20여억 원이 넘는 장비가격 때문에 병원들의 부담이 컸다. 결국 비용부담은 환자가 떠안아 1회 수술에 약 1천 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세계 어느 회사도 쉽게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였다.  

김 대표는 “로봇수술 개발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400억이 넘는 예산과 8개 주요 기관의 180여명 연구원을 투입해 4개 국책과제 진행하며 수술 로봇 레보아이를 개발해 출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84년에 창립한 중견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회사였던 미래컴퍼니는 2007년 국책과제를 따면서부터 수술로봇 개발에 뛰어 들었다. 10여 년 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2015년 전임상시험에 이어 2016년부터 사람 대상 임상진행을 거쳐 식약처의 제조허가를 획득, 지난 3월 14일 본격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레보아이의 경쟁력에 대해 “안전성, 유효성, 성능, 편의성, 경제성 5가지 중 안전성, 유효성은 식약처에서 제조허가를 내면서 검증이 된 것”이라며 “성능과 편의성은 임상시험을 진행한 교수들이 비교 논문에서 수술시간과 출혈량을 기존 제품과 비교해 ‘최소 동등 수준’의 결과 논문을 내 놓았으니 이 또한 검증 됐다”고 전했다. 경제성에 있어서는 수술 횟수당 경쟁사 대비 42% 수준으로 제공할 예정이라 이 또한 확보된 것. 사용자 교육 부분의 편의성에서는 ‘Revo-Sim’이라는 가상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를 내세웠다. 이는 기본적인 동작 연습 모듈 뿐 아니라, 장기의 3D 모델링을 통해 실제 수술을 연습할 수 있는 모듈 까지 탑재해 사용자 교육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원별 분석 통해 최적화 된 패키지 제공

‘레보아이(Revo-i)’
‘레보아이(Revo-i)’

“레보아이는 범용적 복강경 수술로봇이므로 복합적 외과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국공립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까지 200여 개 병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어 단계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세일즈를 시작할 때 컨설턴트와 엔지니어가 병원마다 배정하여, 병원마다 시행하는 수술 건수를 스터디를 진행, 그에 맞는 유지보수, 소모품 등을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 컨설팅을 진행해 병원에 가장 최적화된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마케팅 방향이라는 것. 

이 때문에 “레보아이는 수술로봇이라 하지 않고 수술로봇 플랫폼이라 부른다”며 “앞으로 해외 외과 수술관련 선진 업체들과 코웍을 통해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준비하는 등 더 높은 수술의 질을 보급하는 것이 앞으로 R&D 방향”이라고 전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산 수술로봇을 개발,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세계적 경쟁사와 당당히 경쟁에 나선 레보아이가 국내 및 세계 로봇수술 시장에 최고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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