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된 간암 치료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간암 치료 분야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은 간암치료의 최신지견들을 대거 담은 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올 6월 발표할 예정이다. 간암학회는 또 지난 2일 제2회 ‘간암의 날’을 맞아 ‘음주와 간암’을 주제로 전국적인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는 등 간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술로 인한 간암·간질환 지속 늘어날 것…음주 위험성 적극 알려야

“국내 간암 원인 1위는 B형 간염이고, 술과 당뇨가 기저질환인 지방간염과 대사성 간질환이 2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B형 간염은 백신사업과, 치료제의 보편적 사용으로 앞으로 줄어들겠지만 술로 인한 간염이나 간암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대한간암학회는 제2회 ‘간암의 날’에는 ‘음주와 간암, 건전한 음주가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날 학회 발표에 따르면 매일 소주 2잔을 마시면 간암 발생률이 1.33배 상승하고 간암 사망률도 1.17배 높으며, 간질환 사망률 역시 3.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원 회장은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을 문진해 보면 술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며  “술과 관련된 부분을 학회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술의 위험성에 대한 대국민 알리기는 박 회장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사업들에 비해 동력을 갖기 힘든 상황이라고. “B형, C형 간염 사업은 이슈에 따른 국가 관심이 높아 추진 동력이 있는데, 술 관련 사업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어 아쉽다”는 박 회장. 

특히 술은 담배보다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박 회장은 경고한다. 실제 국제보건기구는 담배와 더불어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최근 OECD 국가들의 알코올 소비량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술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건강 뿐 아니라 주폭 피해도 매우 크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술에 대한 위험성을 국가가 나서서 알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간암 치료의 전성기, 개정 가이드라인에 모두 담아

국내 4대 암 중 하나인 간암은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워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린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 새로운 치료제들이 속속 등장하며 간암 치료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간암 치료제 분야는 2007년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이 등장해 지난 10여 년간 간암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활약해 왔다. 이후 간암에서 효과를 입증한 레고라페닙(상품명: 스티바가)을 비롯해 렌바티닙(상품명: 렌비마) 및 카보잔티닙(상품명: 카보메틱스) 등이 나오며 현재 간암 치료제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면역항암제도 가세했다.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은 소라페닙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간세포암에 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 승인되면서 간암 치료제로서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 

이 같은 최근 간암 치료제 현황에 대해 박 회장은 “소라페닙 등장 이후 올 해 허가가 예상되는 렌바티팁을 비롯해 1차 항암제 실패시 2차 항암제로 성공한 레고라페닙이 올 봄 쯤 정식 보험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볼루맙의 초치료는 임상을 끝내고 관찰기간이라 올 여름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간암 2차 치료제로는 레고라페닙이 미국과 한국 식약청 허가를 받았으며, 리볼루맙은 미국 식약청 허가를 받은 상태로서 국내에서 현재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9일 열린 간암학회 제12차 정기 학술대회에서는 카보잔티닙의 최신 데이터가 국내에서 처음 발표되기도 했다.

학회는 이러한 새로운 치료제들을 대거 포함한 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올 6월에 열리는 간 분야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18’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지금까지는 초치료에 대해서만 다뤘지만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처음으로 재치료에 대해서도 다룬다는 것”이라며 “재치료의 경우 국소치료법, 간이식, 색전술, 항암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의 데이터가 쌓여있고 표적, 면역치료제가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세계 처음 다루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간암 관련 가이드라인은 2003년 처음 시작했으며, 2009년, 2014년에 개정된 바 있다. 이는 암 분야 다학제 가이드라인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였으며, 박 회장은 간암 연구회 국립암센터 책임자로서 가이드라인 작업에 직접 참여해 왔다. 특히 2014년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터 가이드라인은 프랑스연구팀이 실시한 전 세계 가이드라인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 결과는 간분야 국제학술진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2017;67:991-998)에 실리기도 했다.

 

“간암 신약들 빠른 보험 급여화 필요”

간암학회는 올 4월 20-21일 ‘간암스쿨’을 열 계획이다. 이는 학회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교육 사업으로, 간암 관련 공부를 시작하는 전임의, 처음 간암 환자를 맡는 주니어 스텝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기초교육과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전술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간암학회는 연구 독려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술상을 제정해, 지난 2월 정기학술대회에서 시상했으며 6월 리버위크 때도 시상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학회는 2월 간암의 날을 맞아 병원별로 간암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대국민 메시지로 “간암은 빨리 발견만 하면 완치 시킬 수 있다”며 “B형간염, C형간염, 알콜성 간염이나 지방간염이 있으면 1년에 2번 간암 검진을 받을 것”과 “적절한 음주는 건강의 필수이므로 가급적 음주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박 회장은 정부에 간암 신약들에 대한 빠른 급여화도 촉구했다.

“새로 나온 1차 항암제 신약들이 두 가지나 나와 있는데 보험이 안 돼서 환자들이 ‘돈 없어서 죽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안타깝다”며, 스티바가의 급여 적용이 빨리 이뤄져야 하며, 옵디보 또한 급여화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암 예방의 대국민 홍보와 함께 최신 치료 보급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 등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간암학회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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