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화로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골수종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재발이 많아 다른 혈액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지만, 최근 치료제들이 빠르게 발전하며 생존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민창기 위원장은, 환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치료제들의 빠른 급여화 추진,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 의료진 및 환자 교육을 통해 다발골수종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노력한다는 다짐이다. 

 

혈액암 ‘다발골수종’, 최근 고령화로 크게 증가

“다발골수종은 최근 고령화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다발골수종연구회는 최신 치료의 글로벌 임상연구에 적극 참여하고, 환자들에게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이라는 인식과 희망을 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이다. 종류를 개별화하면 림프종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더 큰 문제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희귀암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30년 새 30배가 증가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는 발생자 수가 년 1천명에서 2천명으로 증가했다. 이유는 고령화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의 가장 큰 문제는 백혈병이나 림프종보다 재발이 많아서 다른 혈액암에 비해 생존율이 가장 저조하다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 신약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생존율을 늘려주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임상에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해서 치료를 활성화 하고 국내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환자들에게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창립한 다발골수종연구회는 현재 회원이 200여 명으로 대한혈액학회 산하 연구회 중 가장 큰 규모다.

회윈은 혈액종양내과 의사들을 주축으로 연구간호사, 종양전문 간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1년에 2회의 학술대회와 2회의 워크샵을 통해 최신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특히 매년 초에는 추가로 전 세계 최신치료 경향을 모아 업데이트 하는 교육을 갖는다. 올해도 1월 27일 심포지움이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곧 급여화 될 가능성이 있는 단클론항체 다라투무맙에 대한 토의와 불응성 다발골수종에서 임상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는 CAR-T에 대해 업데이트 하고자 한다”면서, 이와함께 “조혈모세포 이식의 치료결과 향상 기법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료제 급발전, 4차 약제까지 나와…병용요법 제한 많아 치료 한계

다발골수종은 국내에서는 약 6,5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50세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년 이상에서 호발하며, 이 중 조혈모세포 이식 대상인 65세 미만 환자들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민 위원장은 “65세 이하 환자는 1차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식환자도 많은 수에서 재발한다”며 “따라서 이식환자 역시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효능 있는 항암제 투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같이 다발골수종은 재발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며 재발이 반복될수록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생존율 또한 낮아져 환자의 고통부담이 큰 병 중 하나다.

다행히 치료제가 꾸준히 발전하여 국내에도 다양한 신약들이 출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 보르테조밉이나 레날리도마이드, 포말리도마이드 등의 약물이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카필조밉도 올 1분기 급여를 앞두고 있다.

“약들이 대부분 고가라 우리나라는 주로 보험급여 인정 범위 안에서 처방되는데, 다행히 올해 2월부터 여러 치료제들이 급여권으로 들어왔다”며 “국내에서는 3차 약제까지는 급여화가 잘 진행되고 있는 편이지만, 최근 등장한 4차 약제는 효능이 좋고 자료도 돼 있는데 아직 급여화가 안 되고 있어서 빠른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CAR-T 세포도 주목받고 있는 치료제 중 하나다. “CAR-T 세포의 항암 효과는 입증됐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유지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항암제 불응 환자들에게 반응을 보인 것 만해도 훌륭하지만, 약제의 리스크도 높아서 독성을 줄일 수 있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의사와 개발자가 함께 부작용을 줄이고 우리나라 환자에 맞는 CAR-T 세포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발이 잦은 질환 특성상 병용요법이 중요한데, 국내 제도상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문제는 식약처 허가사항이 10여 년 전 임상을 기반으로 허가된 것이라, 그 사이 임상 발전으로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와도 기존 허가사항에 없으니 허용을 안 해준다”며 “일본만 해도 임상시험에서 병용 근거가 나오면 의사가 환자에 맞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면 모두 불법 진료에 해당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싼 약을 자꾸 들어오기보다 저렴한 기존의 약을 병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므로 합리적인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의사 자율에 맡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완치 어렵지만, 완치 안 되는 병은 아니다’ 희망 가져야

“다발골수종이 불치병이 아닌 관리하는 만성병이 되려면 치료를 끊지 말고 지속해야 합니다. 이에 치료효과는 있지만 보험이 안 돼 치료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 좋은 치료에 대한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민 위원장은 현재 보험급여에서 벗어났지만 치료 틈새를 메울 수 있는 좋은 항암요법을 제안하면 연구간호사나 연구원, 제약 도네이션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연구회는 180여개의 연구과제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자 주도 임상도 30여개가 포함돼 있다”며 “요즘은 치료를 끝내도 유지요법을 통해 재발을 막는 시도가 많아지는 만큼, 이에 좋은 치료 아이디어 등을 선정해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위원회는 매년 일본과 한일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올해 5월 일본 치바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위원회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월 3째주 600여 명의 환자와 가족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통해 최신 치료를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받는다.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힘든 병이지만 안 되는 병은 아니다”라며 “현재 개발 중인 치료방법들을 잘 연계하면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며 본인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으니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해주길 바란다”는 민 위원장의 메시지가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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