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성 표적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같은 차세대 약물들의 개발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던 폐암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제 막 치료에 도입되고 있는 내성 표적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같은 차세대 약물들에 대한 강력한 내성 변이들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 특히 이러한 내성 돌연변이들은 기존의 내성과는 달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형태로 진화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그간 폐암은 EGFR, ALK, ROS1, MET 등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생존기간을 대폭 늘려 왔다. 최근에는 EGFR T790M TKI 표적 치료제와 PD-1, PD-L1, CTLA-4 면역항암제들이 개발되면서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은 더욱 향상되어 왔다.

하지만 치료제의 발전과 비례해 암 세포의 진화도 거듭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먼저 최근 보험 급여를 획득하며 치료에 활기를 띄기 시작한 EGFR T790M 변이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경우, 여러 종류의 내성 돌연변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A 교수는 "EGFR T790M 표적치료제 내성의 경우 C797S 변이가 20% 가량 차지하고 있고, C-MET 단백질이 활성화 된 케이스도 20~30% 가량 보고되고 있다"며 "특히 약 10% 가량의 환자들은 비소세포폐암이 소세포폐암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는 T790M 유전자 변이만 나타났던 EGFR 내성과 달리, C797S를 비롯하여 C-MET 등 다양한 내성 변이들이 골고루 발생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B 교수는 "환자에 따라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EGFR T790M 표적치료제는 100% 내성이 발생한다고 봐야한다"며 "타그리소나 올리타의 내성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다음단계 치료가 어려울 뿐더러 치료제 개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폐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 역시 내성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A 교수는 "폐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의 경우 약 20%의 환자들은 완전 큐어가 되지만, 나머지 환자들은 재발한다"며 "이는 70~80% 가량의 환자들은 내성 변이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항암제의 내성 변이들에 대한 자료도 조금씩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하게 나온건 없다"며 "현재까지는 면역항원을 인지하는 HLA클래스-1의 발현이 적어지거나 이 중 하나의 일부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케이스가 일부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교수는 "폐암의 경우 내성 변이가 존재하지만 구체적인 내성 기전에 대해 논의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며 "면역항암제를 먼저 사용한 흑색종의 경우, 인터페론-감마가 나오는 경로에서 특정 유전자의 뮤테이션이 발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성 변이들의 등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는 현재 전무한 상태다.

B 교수는 "일부 제약사들이 내성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성 변이의 종류도 다양할 뿐더러 여러가지 뮤테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케이스도 존재하고 있는 만큼 현존하는 치료제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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