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술 로봇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5일부터 16일 열린 ‘국제 로봇 수술 라이브 2017(International Robotic Surgery Live 2017)’ 심포지엄에서는 첫 한국형 수술 로봇인 레보아이(Revo-i)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대회장인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한웅규’ 소장(연세의대 비뇨기과)을 만나 한국형 수술 로봇의 임상 결과와 앞으로 국내 로봇 수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웅규 세브란스 로봇내시경수술센터장
한웅규 세브란스 로봇내시경수술센터장

 

레보아이 임상결과 ‘다빈치 보다 나쁘지 않아’

“레보아이의 추적관찰까지 마친 결과 인튜이티브서지컬 로봇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이제 임상시험은 끝났으므로 일정 절차를 득한 후 내년 쯤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레보아이는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국내 최초 한국형 수술 로봇이다. 다빈치와 같은 복강경 로봇인 레보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6월부터 올 초까지 세브란스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것.

한 소장은 “무엇보다 국내 수술 로봇이 임상연구에서 성공까지 결과물이 나온 것으로 국내에선 유일무이한 일”이라고 전했다.

레보아이의 임상시험은 가장 기본적인 복강경 수술인 담낭 절제술과 난이도가 높은 전립선절제술 두 가지에 대해 진행됐으며, 식약처는 이 두 수술을 포함한 일반적 내시경수술을 적응증으로 허가한 바 있다.  

다빈치 가격이 비싸다보니 특히 동남아시아권 등에서 레보아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야쿠르트 새로운 로봇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기도 했으며, 다빈치 로봇의 신형도 전시되는 등 세계적인 첨단 수술 로봇들이 대거 선보였다.

 

로봇 수술, AI 및 네비게이션 접목해 ‘자동화’ 지속 발전

심포지엄이 열린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5년 국내에 로봇수술을 처음 도입, 현재 1만 8000여건의 로봇수술 건수를 돌파하며 국제적인 로봇 수술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 2009년에는 아시아 2번째, 국내에서는 처음 다빈치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전립선암의 경우 60% 이상이 로봇수술로 이뤄지고 있다. 한 소장은 “일례로 일본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어 전립선암의 경우 거의 다 로봇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유는 복강경보다 편안하고 수술 결과가 좋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현재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 적용을 요청하고 있으며, 전립선암의 경우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전립선암은 매우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개복시 시야확보가 어렵고 출혈이 많아 로봇수술 권유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추후 보험적용이 되면 환자들이 확실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로봇수술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이에 대해 한 소장은 “로봇수술 발전은 인터넷 보급과 같다”며 “지금이 386 컴퓨터 수준이라면 앞으로는 영화에서 나오듯 콧구멍이나 요도를 통해 기기가 들어가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조절하는 등 더 자동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AI와 접목되면 수술하는 도중에 정보나 서비스를 즉시 얻을 수 있고, 네비게이션 로봇으로 인체 내 타겟 부위를 냉동도 시키고 CPR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것이 현재 바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국제 로봇 수술 라이브 심포지엄에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20여개 국의 로봇수술 전문가 600여명이 참석, 비뇨기과, 간담췌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에서 7개의 라이브 수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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