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아투석 환자들은 환자 수가 적어 성인에 비해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신장학회와 대한소아신장학회가 14일 개최한 ‘투석환자의 관리체계 구축 및 건강권 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대한소아신장학회 하일수 이사는 소아·청소년 투석환자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콩팥 기능이 나빠진 소아청소년의 경우 회복이 어려워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콩팥 이식을 하면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지만, 공여자 부족으로 4~5년간 뇌사자 콩팥 이식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오는 실정이다.

소아신장학회 하일수 이사
소아신장학회 하일수 이사

하 이사는 “그러다보니 말기신부전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어른과 같이 정기투석을 해야 하는데, 어린이 혈액 투석이 가능한 병원은 전국에 몇 곳 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 복막투석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집에서 매일 8~10시간씩 복막 투석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먼 거리로 투석하러 다니거나 투석을 위해 이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으며, 갑자기 문제가 발생할 때 위험에 처할 확률도 높다.

그렇다면 국내에 소아 투석센터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선 소아 투석 환자가 적기 때문이다. 성인 환자 수(9만 명)의 약 3/1000인 15세 미만 환자가 150명 미만이다. 이에 센터 당 소아 투석환자 10명 미만인 곳이 많아 의료수익성에서 매우 불리하다.

또한 소아투석 기자재 구득도 어려운 문제도 이유 중 하나로, 채산성이 낮아 생산과, 판매가 기피되고 있다. 15kg 미만 소아 혈액투석 카테터의 경우 국내에 없을 뿐 아니라 10kg 미만 소아 복막투석 기구는 심평원에서 불인정 하고 있다.

수가에서도 매우 불리하다. 소아투석의 경우 투석이 어렵고 합병증이 많아 다학제 치료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가는 성인과 동일한 현실이다.

하 이사는 “소아투석 환자와 보호자는 긴 투병에 고비용 부담에 소아투석센터까지 부족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하며, “소아청소년 투석 환자와 가족들이 뇌사자 분배 원칙과 선진화, 신기술의 도입과 의료보험 적용, 현실적인 수가 정책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소아신장학회 강희경 총무이사는 소아청소년 투석환자의 치료환경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국제 수준에 맞는 뇌사장기 분배기준을 제안했다. “미국의 경우 35세 미만 기증자는 소아대기자에게 우선권이 있고, 좋은 기증자는 소아 등 좋은 예후가 기대되는 대기자(소아 등)에게 우선권이 있다”며 “우리도 국제 수준에 맞는 뇌사장기 분배기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18세 이전에 가산점을 받은 소아대기자는 18세가 지나도 유지하도록 하며, 소아 기증자의 신장은 소자 대기자에게 우선 배분하는 제도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간병부담 경감을 위해 온라인으로 결과가 자동 전송 되거나 보호자가 수기로 결과를 작성하고 의료진이 1~3달에 한번 모니터링 하는 재가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소아투석처럼 환자 수는 적지만 의료진의 긴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 및 환자군부터라도 재가 치료 환자들이 발전된 의료기술 혜택을 받도록 신의료기술의 평가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다주파수 바이오임피던스를 사용한 체수분 측정에 대한 신의료기술 등은 급여허가 지연으로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어서 급여적용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또한, 소아 투석 환자는 특수 처치가 필요하고, 집중적 간호와 적극적 영양, 심리, 사회복지 상담이 필요하므로 ‘소아투석’ 수가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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