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심각한 당면과제인 저출산 극복을 위해 묵묵히 뛰는 기관이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기존 산아제한 사업에 큰 성과를 거둔 이후, 현재는 변화된 사회현상에 따라 출산장려를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출산 장려 지원 및 의료지원을 비롯해 대국민 인식개선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신언항 회장은 출산친화 환경조성에 민, 관, 산업 등 모두 분야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국내 가족계획사업 역사 만들어 와…시대 맞춰 사업 변화

“협회 전신인 대한가족계획협회는 대한민국 가족계획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이제는 인구가 너무 늘어서 출산장려 운동을 그만해야겠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저출산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1961년에 설립되어 56년 동안 정부 인구정책 사업을 민간부문에서 전개해왔다.

설립 당시 우리나라는 매우 가난했고, 한 가정의 자녀 출산은 5~6명일 정도로 인구증가율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정부는 ‘대한가족계획협회’라는 명칭으로 협회를 설립, 당시 협회가 내세운 표어 중 하나인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남아선호사상을 물리치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신 회장은 “우리나라 가족계획사업의 역사를 말할 때 우리 협회를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협회의 영향력은 대단했다”며 “당시 가족계획사업은 대한민국을 단시간 내에 빈곤국가에서 벗어나게 해 준 성공적인 정책으로 지금도 저개발국가에서는 우리의 성공사례를 참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사이 사회  환경이 변화하면서 협회사업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경제수준이 급속도로 발전했고, 역으로 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 이에 ‘인구보건복지협회’로 명칭을 변경, 과거 가족계획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출산장려를 위한 대국민 홍보,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지하철 임산부배려석 설치, 13개 가족보건의원 운영 등 다양한 사업추진

협회는 현재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알게 모르게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하철을 타면 핑크색으로 꾸며진 ‘임산부배려석’도 협회가 관계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설치한 것이다. 이 밖에도 임산부 배려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영상과 음성광고, 안내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출산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혼자하면 힘든육아, 함께하면 든든육아’를 슬로건으로 본부와 지회(13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를 주축으로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지역마다 정기회의를 개최해 정보를 교류하고 육아콘서트, 파더스쿨 등 지역특색에 맞춘 지역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 외에도 국군장병, 회사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구교육을 진행하며, 엄마젖먹이기 홍보와 모유수유실 설치 지원, 임신·출산·육아 정보 포털사이트 ‘아이사랑’을 운영한다. 또한 맘맘맘 문화강좌를 통해 전문가 태교특강, 임산부 요가교실 등 예비부부나 임산부, 육아가족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교육·문화 프로그램도 지회마다 운영 중에 있다.

국내사업 뿐 아니라 국제가족계획연맹 회원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의 인구 및 생식보건 인식개선 사업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보건의료 분야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전국 주요 광역인 13개 시도지회에서 ‘가족보건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가족보건의원은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을 목표로, 저소득층이나 병원 접근성이 낮은 의료 취약계층 발굴 및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협회는 산부인과 병원이나 의원이 없는 농어촌 지역을 직접 찾아가 임산부에게 출산 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도 운영 중이다. 

“가족보건의원은 백신, 검진 등을 저렴하게 지원하는 등 공공보건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다문화 가정에서 많은 이용을 하고 있다”며 “기존 실명예방재단이 백내장 수술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후 정부가 정책적으로 확대한 것처럼, 가족보건의원도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근거 마련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혼모 인식개선과 정부지원 절실, 출산율 향상에도 도움 될 것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출산을 권유하기 이전에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사회가 보호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혼모 출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한데 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자립지원이 절실합니다.”

신 회장은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양육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도 필요하지만 국민 인식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비혼주의나 아이를 안 낳거나 한 명만 낳는 현상이 만연되는 현실에서 결혼과 자녀의 가치에 대한 인식변화가 절실하다는 것. 이에 협회는 결혼의 가치나 가정을 꾸리는 보람 등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지하철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는 등 대국민 인식변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미혼모의 자립지원도 돕고 있다. 아기를 포기하지 않고 기르는 미혼모들을 모아서 위로하고 정보 교환 및 생활 터전 마련의 길 모색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

그러나 국내 미혼모들의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한국의 혼외출산율은 1.9%로 OECD 평균인 39.9%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혼외출산율이 50%가 넘는 프랑스의 경우 혼인신고를 한 부부가구와 사실혼가구, 미혼모·부 가구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지만, 한국의 경우에는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빈곤에 놓이게 된다.

정책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정부에서는 24세 미만 미혼모에게는 한 달에 12만원을 지원하는데 비해 시설에서 양육할 경우 1인당 120만원을 지원받는다”며 “엄마가 아기를 기를 수 있도록 양육 지원을 늘려야 하며, 그러면 무엇보다 아기가 행복할 것”이라면서 “정부차원에서 미혼모의 자조지원을 해주면 출산율을 높이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인식변화가 쉽지 않지만, 산아제한 정책 때 정부지원으로 협회가 나서서 남아선호 사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출산 장려 인식 개선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신 회장. 출산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묵묵히 일하는 협회의 노력이, 산아제한의 성공에 이어 저출산 극복에 또 한 번의 저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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