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오랫동안 힘 있게 발기되어 있는 것이 모든 남성들의 꿈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가서도 죽지 않으면 그것은 응급을 요하는 치명적인 병이 된다.

퇴근 무렵 필자가 자문의로 있는 미8군에서 흑인병사 M(35) 씨가 응급 전원됐다. 진찰해보니 거대한 사이즈의 페니스가 딱딱하게 서 있는 지속발기증이었다.

“혈관확장제 주사를 맞았습니까?”

“아니요. 전에도 두 번이나 이런 현상이 있었어요. 5∼6시간 지나서 자연히 소실되었는데 이번에는 영 안 없어지는데요….”

요즘 빈발하는 것은 발기유발 혈관확장제를 주사한 뒤에 생기는 지속발기증이다. 피가 잘 빠지지 못해서 오는 지속발기증이 대부분인 것이다. 이 흑인 환자의 경우에는 다친 곳도 없고 주사 맞은 일도 없으니 원인이 불명이다.

흑인에게는 적혈구가 찌그러지면서 피가 잘 굳어지는 시클(sickle)병이 있다. 이 병에 의해 정맥 혈액 순환이 막혀서 생긴 특발성 지속발기증으로 추정됐다.

음경해면체를 굵은 바늘로 찔러보니 피가 확 뿜어 나온다. 처음엔 시꺼먼 피가 나오더니 곧 새빨간 피가 계속 동맥같이 뻗친다. 막으면 또 발기된다. 혈관수축제인 에피네프린을 주사해도 반응이 없다. 벌써 36시간이나 지났다. 이미 자기 스스로의 회복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혈액순환이 안 돼 해면체 내의 세포들이 점점 질식사가 되어 가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우선 해면체 내의 세포들을 질식에서 살려내야 한다.

계속 고이는 피를 뽑아내야 하나, 그러면 빈혈로 생명이 위험하다.

다시 M씨와 마주했다.

“페니스 안에 피가 빠지지 못해 산소는 조금씩 떨어지고 탄산가스 분압이 높아지고 있어요. 점점 세포가 죽어가니 빨리 수술을 해서 피를 딴 곳으로 빼주어야겠습니다.”

“수술을 해도 발기력이 괜찮을까요?”

“이대로 내버려두면 100%에서 발기불능이 됩니다. 빨리 수술로 음경해면체의 내압을 낮춰야 세포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변화가 왔을 것이므로 발기불능이 될 확률은 50% 정도라고 봐야 합니다.”

수술 승낙을 받은 뒤 응급으로 오른쪽 다리에 있는 큰 정맥을 돌려서 음경해면체 내에 직접 연결했다. 이렇게 해서 피가 빠지도록 한 것이다. 딱딱하던 음경해면체가 풀어지면서 물렁해지기 시작한다.

해면체 내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젠 잘 회복되기만 기다리면 된다.

감염이 되지 않게 항생제를 썼다. 이어준 곳이 막히지 않도록 항응고제 처방을 지시했다.

 

다음 날 아침 회진을 할 때 레지던트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M씨 상태는 어떤가?”

“열은 없고 혈액소견은 출혈로 헤모글로빈치가 좀 떨어진 것 외엔 염증반응은 없습니다.”

상태를 진찰해보니 음경의 혈액순환이 좋고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상태였다. 내심 이렇게 생각했다.

“휴! 이젠 안심이다. 간발의 차이로 아슬아슬한 순간을 잘 넘겼다.”

일어서지 않는 것도 병이지만 죽지 않는 것은 더 심각한 병이다.

조금만 더 늦었거나 합병증이 생겼다면 최악의 상태까지 갈 뻔한 상황이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젊은 친구의 물건을 구해주셨군요.”

이젠 다시 또 일어서기를 학수고대해야 하니. 하느님이 주신 자연적인 ‘남성’의 기능이 얼마나 오묘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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