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뇌자극 치료인 TMS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두개 뇌자극기를 개발하고 있는 리메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식약처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 6월 포터블 형태의 TMS도 출시했다. 이근용 대표는 앞으로 치매 등 다양한 뇌질환으로 활용을 넓혀 나가 뇌자극 치료기 분야의 세계 1위가 되겠다는 포부다.  

 

연구개발에서 허가까지 10년…미국 이어 세계 2번째 허가

“2003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허가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연구를 하게 된 계기도 되었죠. 올해 연말에 출시될 브레인 네비게이션을 TMS에 융합하면 세계 TMS 회사 중 가장 앞선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2003년만 해도 TMS는 생소한 분야였다. 당시 미국에서 TMS를 공부하고 와서 선도적 역할을 하던 당시 여의도 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과)의 도움을 받아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이 대표.

제품 개발은 3년이 걸렸지만,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을 거쳐 허가를 받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그러나 그 과정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 과정에서 복지부 정부 과제인 뇌졸중 대상 연구, 서울시 지원 프로그램인 가정용 TMS개발, 산자부 과제인 치매 연구 등 많은 연구를 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 그 결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해 식약처 인증을 획득하고, 보건신기술 인증, 2015년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세계일류상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2014년부터는 해마다 20%씩 매출이 성장하며, 중국, 유럽, 일본 등 20여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포터블 형태의 보급형 TMS(모델명 : Brain-Stim-A)를 출시해 의원급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의 경우에는 대학병원을 위주로 설치돼 중증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쓰였다면, 포터블 TMS는 우울증과 관련된 병의원(정신과, 내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과)으로 확대해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대형 TMS 장비에 비해 장비대를 대폭 내려 약 1천 만원 대로 보급할 예정이다.

 

비침습적으로 신경세포 활성화 자극하는 첨단 의료기술

TMS는 두부 가까이에서 강력한 자기장으로 두개골을 통과시켜 두뇌 피질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도록 자극하는 새로운 비침습적 시술방법을 말한다.

비수술적 뇌치료 기술은 3테슬라의 강력한 자기장을 포커싱 해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의 심부를 자극하여 우울증, 강박증, 조증 등 정신과적 질환과 뇌졸중, 치매, 파킨슨, 간질 등을 치료하는 선진국형 최첨단 의료기술이다.

TMS는 두뇌 피질을 국소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우울증, 강박증, 정신분열, 뇌졸중 등 각종 난치성 뇌 질환의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생물정신의학회 김용구 이사장은 최근 의료정보와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각 정신 질환마다 약 30% 정도는 약물치료가 잘 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약물 부작용 등으로 치료의 한계가 생긴다”며 “약물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꺼려하는 환자에게 TMS같은 생물학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며 “특히 이러한 치료들은 최근에 발전하며 시작하는 단계로,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표는 미국이 먼저 허가를 받았지만,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시작했고 기술적으로는 세계 TMS 회사 중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 “국내 종합, 개인병원 등 정신과에서는 200여 대가 보급돼 있을 만큼 자리를 잡았지만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에 타과에서는 아직 외산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외산에 비해 기능이 떨어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기술적으로 오히려 앞서있다. 특히 최근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4년 50만불에서 ’16년 200만불로 수출 실적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태다. 이에 TMS 치료가 가장 활발한 미국 FDA 허가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허가가 나오면 미국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치매 임상시험 확대 진행…미국선 이미 좋은 결과 나와

“그동안 유럽, 미국에 비해서 기술 개발은 노력했지만 임상연구는 소홀히 한 면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치매, 중독, 뇌졸중 등 다각적으로 질병들에 대해 임상 연구를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내년부터는 현재 1년간 팔로우 하고 있는 치매 임상시험을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 두 개 분야로 확대해 진행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도 치매 치료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 얻고 있다고.

특히 앞으로 정부의 치매 정복에 나선 만큼 치매 치료를 위한 프로토콜 보강을 위해 브레인 네비게이션의 허가를 올 연말 앞두고 있다.

“우울증 치료는 자극 위치가 딱 맞지 않아도 치료효과에 큰 영향이 없지만, 치매는 여러 포인트를 자극을 해야 효과가 높다”며 “이를 위해 자극 부위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이 필요해서 2년 째 한양대와 공동으로 개발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외산 TMS는 브레인 네비게이션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전문 회사에서 공급받으므로 가격이 비싸지만, 자체기술의 국산 네비게이션을 국산 TMS와 함께 패키지로 공급하면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리메드는 치매 환자 치료를 위해 재택용 TMS도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제도상 재택 진료가 허가가 되지 않아 제도가 마련돼 있는 일본에서 먼저 샘플이 테스트 중이라고.

이에 대해서는 “치매의 경우 많이 자극을 자주 할수록 좋아진다. 하지만 치매 환자가 병원에 매일 오기에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병원에서 세팅해주고 집으로 빌려가서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라며 “국가에서 치매 관리를 하겠다고 나선 만큼 뇌질환 같은 특정 질환만큼은 제도적으로 재택 치료의 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뇌질환 자극 치료에 있어서 세계 넘버원 기업을 목표로, 통증질환 치료 장비도 연구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오송에 연구소를 준공하기도 했다는 이 대표. 고령화 등으로 날로 늘어나는 뇌질환 정복을 위해 세계와 경쟁하는 리메드의 더 큰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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