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와 길리어드가 양분해 온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높은 완치율과 약가 경쟁력을 앞세운 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와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다사부비르, 이하 비키라)의 등장으로 판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최근 발표된 원외처방 보고서에 따르면 MSD의 제파티어는 급여 출시 4개월만에 월 처방액 5억 원을 돌파하며 빠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특히 약제위원회(Drug committee, 이하 DC) 통과 이후 단숨에 하보니를 제치며 C형간염 시장의 새로운 강자 탄생을 예고했다.

2017년도 8월 C형간염 치료제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2017년도 8월 C형간염 치료제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애브비의 비키라도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키라와 엑스비라의 처방조제액은 각각 2억 2천만 원과 2천만 원으로 다소 낮은 수치지만 이제 막 DC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처방이 시작된 만큼, 이후 성적표가 기대되는 상황. 

이 같은 후발주자들의 활약에도 불구, 지난 8월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전년 동월(120억 원) 대비 42.3% 감소한 69억 원의 처방조제액을 기록했다. 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극히 저조한 성적으로, 다수의 C형간염 환자들이 완치됨에 따라 자연스레 환자수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가성비가 뛰어난 신규 약제들이 등장함에 따라 환자들이 치료를 미룬 것도 처방조제액감소의 원인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유전자인 '1b형' 시장에서 제한적인 급여 획득으로 닥순에 밀려 왔던 길리어드의 하보니는 신규 약제 등장으로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전년 동월(21억 7천만 원) 대비 79.7% 감소한 4억 4천만 원의 처방조제액을 기록하는데 그치는가 하면, 이제 막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제파티어보다 낮은 처방액을 기록해 사실상 순위 경쟁에서는 멀어진 모습이다. 

그나마 1b형 시장 경쟁에서 벗어난 소발디는 상황이 조금 나았다. 전년 동월(58억 3천만 원) 대비 20.7% 감소한 46억 2천만 원을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지만, 강자로서의 체면은 지켰다.

BMS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도 후발주자들의 파상공세에 휘청였다. 다클린자는 전년 동월(32억 6천만 원) 대비 72.3% 감소한 9억 원을, 순베프라는 전년 동월(8억 원) 대비 72.2% 감소한 2억 2천만 원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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