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수은혈압계가 완전히 퇴출되지만 폐기 대책, 국산 공인 혈압계 기준 등 대책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회장 김일중)는 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추계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미나마타 협약 따라 2020년부터 수은 의료장비 사용 금지

“미나마타 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는 수은혈압계가 진료실에서 퇴출된다. 이에 대비해 수은 전지를 모아 폐기하듯이 국가가 나서서 폐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아직 아무 대책이 없다. 또한 국산 제품에는 국제공인 혈압계가 하나도 없어서 이에 대한 지원이나 인증 등도 필요하다.”

'미나마타 협약’에 따라 오는 2020년부터 수은 혈압계와 수은 체온계 등 수은이 들어가 있는 의료장비의 사용이 금지된다. 수은의 심각한 신경독성 후유증과 환경 파괴 문제가 속속 밝혀지면서 2013년 10월10일 유엔환경계획(UNEP) 주도로 수은 금지 협약인 미나마타협약이 체결되었고 2020년부터 발효되기 때문.

이에 한국임상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체온계 대책위원회’ 위원회를 만들고 이에 대한 대책을 환경부 등에 촉구하고 있으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것.

김일중 회장 및 임원진은 “현재  병원의 수은혈압계는 유효기간이 없고, 관리 제도도 없다. 2020년 한꺼번에 폐기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 폐기 상황이 도래하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반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같은 대책은 정부뿐 아니라 의료계, 고혈압 분야 전문학회와 풀어나가야 하는데 아직 실무접촉이 없으며,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수거 및 처리할 구체적인 방안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수많은 국산 혈압계가 있지만, 정확성에 대한 공인하는 제도가 없어서 국민들이 혼동될 가능성이 많다는 게 학회 측의 주장이다.

임원진은 “국제 공인 혈압계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한 개도 없다”며 “국제 공인을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도전하는 업체가 없다. 국가에서 한국 제품이 공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가이드라인 추세 ‘자동전자혈압계로 3회 측정’

한편, 이러한 상황에 따라 세계적으로 고혈압 측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매뉴얼 방식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세계 여러 스터디에서 의사 대면 전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동전자혈압계로 연속 3회 측정하라는 가이드라인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임원진은 설명했다.

임상고혈압학회는 가정혈압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하면서 태동된 만큼, 가정혈압 관리를 통해 기대수명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임원진에 따르면 고혈압 관리는 고령사회에서 기대수명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앞으로 여성 기대수명이 90세가 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혈압을 조절하고 자살률을 줄이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고혈압 환자가 950만 명인데 제대로 치료를 받는 인구는 반 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500만 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홍보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발맞춰 학회는 가정혈압에 대한 가이드라인 연구, 제정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본보다 먼저 고혈압을 정복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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