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첫 월경을 시작한(조기 초경) 여자 고등학생의 성 경험률이 정상 초경 여고생보다 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여자 청소년의 조기 초경 경험률은 서양 여성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성대 간호학과 이재영 교수가 질병관리본부의 제11차(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응답한 전국 여고생 1만6286명의 초경 연령과 성경험 여부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여자 청소년의 조기 초경이 성경험에 미치는 영향)는 아동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교수가 연구 대상에서 여중생을 제외한 것은 13∼14세까지 절반 정도가 아직 초경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 여고생의 5.8%가 조기 초경(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첫 월경)을 경험했다. 전체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3.4%였다. 조기 초경을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12.2%로 정상 초경 여고생(2.9%)보다 5.3배 높았다. 성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ㆍ정서적ㆍ건강 행태적 특성 등 다양한 영향을 모두 고려해도 조기 초경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정상 초경 여고생의 3.98배에 달했다. 

국내 여고생의 초기 초경 경험률(5.8%)은 서양의 여성 청소년과 엇비슷했다. 프랑스에서 2010년에 여자 청소년 1072명을 조사한 결과 11세 이전의 조기 초경 경험률은 5.3%였다. 미국에서 1999∼2002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조기 초경을 경험한 여자 청소년 비율은 5.6%였다(1720명 조사). 국내에서 2012년에 실시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선 조기 초경 경험률이 5.45%(1만7867명 조사)였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국내 여고생의 조기 초경 경험률은 선진국 청소년에 비해 낮지 않으며, 지난 3년 새 0.35%p 증가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ㆍ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아의 초경은 신체적 이차 성징일 뿐만 아니라 사춘기의 심리ㆍ사회적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경을 경험한 여아는 감정 동요를 느끼는데 초경 관련 사전교육이 부족하거나 초경 시기가 너무 이르면 부정적 감정 동요가 동반될 수 있다. 조기 초경은 성조숙증ㆍ비만ㆍ당뇨병ㆍ여성암 등 신체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여성을 3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조기 초경을 경험한 여성은 성인이 된 뒤 상대적으로 높은 체질량지수(BMI, 비만의 척도)를 보이는 등 조기 초경이 성인기 비만 예측요인으로 확인됐다. 조기 초경 여성의 제2형(성인형) 당뇨병 유병률이 정상 초경 여성보다 3.6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1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한 117편의 역학조사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선 초경이 1년 빠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시기에 경험한 초경은 청소년기 성경험과 성행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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