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의 기저 인슐린 '트레시바 플렉스터치주(성분 인슐린 데글루덱, 이하 트레시바)가 유병기간이 15년 이상된 당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안전성을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DEVOTE 임상 소개 및 SWITCH 제3b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내방한 영국 엑시터(Exeter) 의과 대학 임상 부교수 David Strain 박사를 만나 트레시바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트레시바, 인슐린 최초로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
트레시바는 그간 저혈당 리스크 감소와 투약의 유연성을 높였다는 평가와는 달리 심혈관 질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최근 종료된 DEVOTE 임상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EVOTE 임상은 당뇨 환자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트레시바와 인슐린 글라진 U100의 비교임상이다. 2013년 10월부터 약 3년간 전 세계 제2형 당뇨병 환자 7,673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전체 인원 중 85%(6,506명)가 CKD(만성신장질환) 또는 CVD(심혈관질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환자의 34.1%가 이전에 MI(심근경색)를, 12.4%가 심부전을 경험했다. 주요 평가 변수로는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이나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증 중대한 심혈관 이상반응에 대한 안전성 결과를 측정했다.
특히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당뇨 유병기간이 5.4년이었던 ORIGIN 연구와는 달리 DEVOTE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유병기간은 15년으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데이비드 스트레인 박사는 "DEVOTE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85%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이거나 고위험군 환자였다"며 "환자들의 평균 유병기간도 15년 이상이었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이미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었고,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환자들도 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의 의료진들은 DEVOTE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유병기간이 길어 혈당 조절이 어려운 만큼, 좋은 데이터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며 "심지어 임상 진행을 요구한 FDA에서도 중간 결과만으로 허가를 내줬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표된 DEVOTE 임상 데이터들에서 트레시바는 혈당강하 효과 측면에서는 인슐린 글라진과 동일하게 나타났지만, 중증 저혈당 40%, 야간 저혈당 54%,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9%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데이비드 박사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9% 낮췄다는 점은 심혈관계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ORIGIN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해 중립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트레시바가 인슐린 최초로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당뇨 환자 삶의 질 높인 '트레시바'
DEVOTE 임상에서 심혈관계 안전성과 저혈당 발생 외에도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환자 삶의 질 평가다.
데이비드 박사는 "심혈관계 안전성 데이터가 허가 당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분이었다면,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분은 삶의 질과 관련된 결과일 것"이라며 "당뇨 환자들에게 있어 저혈당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노보 노디스크는 DEVOTE 임상을 통해 트레시바가 환자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결과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DEVOTE 임상 외에도 고령환자들을 대상으로 트레시바가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논의 중에 있다고.
데이비드 박사는 "아직 발표가 되지는 않았지만 환자의 삶의 질 평가는 DEVOTE 임상에서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며 "중증 저혈당과 야간 저혈당을 절반에 가깝게 줄였다는 점만 보더라도 트레시바가 환자들의 삶에 있어서 획기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DEVOTE 임상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들은 트레시바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저혈당과 뛰어난 약효, 투약의 유연성, 심혈관 질환 안전성 등을 보유한 트레시바는 혁신적인 인슐린"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