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술을 4잔 넘게 마시는 남성은 2잔 이내 마시는 남성에 비해 치주염에 걸릴 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 자리에서 소주ㆍ양주 구분 없이 각각의 술잔으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이상) 마시는 폭음(binge drinking)을 거의 매일 하는 남성의 치주염 발생 위험은 폭음을 일체 하지 않는 남성에 비해 2.6배 높았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원광대병원 예방관리센터 이영훈 교수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8359명의 원자료를 이용해 음주와 치주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성인에서 성별에 따른 음주량 및 폭음과 치주염의 관련성:2013∼2014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한국치위생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교수팀은 연구 대상을 각자의 하루 평균 음주량에 따라 가벼운(경도) 음주그룹(남성 2잔 이하, 여성 1잔 이하), 중간 음주그룹(남성 2.1∼4잔, 여성 1.1∼2잔 이하), 심한(고도) 음주그룹(남성 4잔 초과, 여성 2잔 초과)으로 분류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하루 적정 음주량(남성 2잔 이내, 여성 1잔 이내)을 가벼운 음주그룹의 기준으로 삼은 셈이다.

남녀 모두에서 술을 마시지 않거나 가볍게 마시는 사람이 절대 다수였다. 남성의 15.8%, 여성의 35.1%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 남성의 63.2%, 여성의 56.2%가 가벼운 음주그룹에 속했다. 중간 음주그룹에 속한 남성은 14.3%(여성 5.9%), 심한 음주그룹에 속한 남성은 6.7%(여성 2.8%)에 그쳤다.

이 연구에서 남성은 하루 평균 음주량이 많을수록 치주염 발생 위험이 높았다. 가벼운 음주그룹 기준으로 치주염 발생 위험은 중간 음주그룹은 1.25배, 심한 음주그룹은 1.39배 높았다. 여성에선 하루 평균 음주량과 치주염이 이렇다 할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남성에선 폭음 횟수가 잦을수록 치주염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폭음을 전혀 하지 않는 남성에 대비해 폭음 빈도가 월 1회 미만이면 1.64배, 월 1회 정도이면 1.51배, 주 1회 정도이면 1.58배, 거의 매일이면 2.56배나 치주염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여성에선 폭음 빈도와 치주염은 관련성이 없었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알코올은 인체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체계에 손상을 준다”며 “무절제한 음주는 흡연과 함께 치주 질환의 위험인자”라고 기술했다.

장기간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은 치주 질환ㆍ치아 상실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는 것이다.

미국치주과학회는 흡연이 치주염 발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한편 치주염 등 치주 질환은 치아 상실의 주된 원인이다.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 치료가 힘들다. 치주 질환이 있으면 치은을 포함한 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치주낭 형성, 치조골 소실, 치아 동요 등이 나타난다. 치주염은 연령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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