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등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치료전 가임력을 보존해 미래 임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의료기술이 활성화 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가임력을 보존해 미래에 임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가임력보존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장은 미국 뉴욕의대 분자생식 및 난소기능 보존 연구센터에서 장기연수를 마치고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정경아 교수가 맡았다. 정경아 센터장을 만나 다소 생소한 가임력보존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장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장

 

충분한 과학적 근거 마련된 치료…3년전 학회도 창립

“가임력 보존은 보험과 같다. 암이나 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 전 남자는 정자 냉동, 여자는 수정란을 만들어 배아를 냉동시켜 추후 항암 치료 등이 끝난 후 임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이미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 기술이다.”

언 듯 듣기에는 공상과학영화 속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정경아 센터장은 이미 실험을 통해 근거가 충분히 입증 됐으며, 과학적 보장이 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장 센터장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난자 냉동을 해동해 임신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도 9년 냉동 후 임신에 성공한 예가 있었다고.

“예를 들어 유방암의 경우 암 진단 후 수술 받고 항암치료, 항호르몬 치료까지 하면 이미 6년이 지나 임신이 가능한 나이를 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미리 알려주어 나중에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는 정 센터장을 비롯해 난임 명의로 알려진 정혜원 교수, 이사라 교수 등과 혈액종양내과, 유방암 센터 등과 연계돼 상담이 이뤄진다.

이러한 치료법은 국내 몇몇 병원들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3년 전 대한가임력보존학회도 창립해 활동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태다. 이대목동병원도 기존 이러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잘 모르는 환자가 많아서 관련 과들과 연계해 센터화하고 재정비 했다는 설명이다.

 

추후 저출산 극복 위해서도 환자 대상 보험 적용돼야

한편, 가임력 보존은 여성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환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기술이다.

남성 암환자의 경우에도 항암 치료 후 올 수 있는 무정자, 정자 기형 등을 대비해 응급으로 정자 냉동을 시행한다.

여성 암환자는 미리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작하고 충분한 상담을 거쳐 암 진단 즉시 최단 시간에 시행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가임력 보존 치료 방법을 선택해 시행한다. 특히 난자 채취 및 냉동과 수정시킨 배아의 냉동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보험은 적용되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성 정자의 경우는 채취가 쉬워 몇 십 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되지만, 여성 난자의 경우는 배아를 위한 주사 횟수가 많아질수록 200만원 전후에서 500만원까지도 비용이 들기 때문.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암환자의 경우 다른 치료는 보험이 거의 다 적용 되지만, 가임력 보존치료는 보험이 안 된다”며 “저출산 장려를 위해 내년부터 난임 치료의 보험이 시작되고 있으니, 엄마가 되고 싶어도 아파서 임신기회를 박탈당하는 환자들에게 만큼은 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를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가임력보존학회에서는 치료 가능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치료에 대한 교육 및 연구내용들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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