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론 비만한데도 본인은 정상 또는 마른 체형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여성이, 실제론 말랐는데 비만하다고 여기는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 비만 체형인 여성 10명 중 8명 이상이 자신은 정상 체형이거나 마른 체형이라고 오인했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충북대 간호학과 김선호 교수팀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3년에 실시한 여성가족패널조사의 원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 여성 7658명의 BMI와 주관적 체형 인식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김 교수팀은 각자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BMI를 계산했고,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아시아 성인 기준에 따라 BMI가 18.5 미만은 저체중, 18.5∼23 미만은 정상, 23∼25 미만은 과(過)체중, 25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했다.

이 연구에서 국내 성인 여성의 42.6%가 BMI를 기준으로 한 본인의 실제 체형보다 자신의 체형을 더 과대(살 쪘다) 또는 과소(말랐다)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의 36.1%가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해, 자기 체형을 과대평가하는 여성(6.5%)보다 오히려 5배 이상 높았다. 

BMI 기준으로 비만인 여성의 경우 15.9%만 정확하게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식했다. 나머지 84.1%는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했다. 실제론 비만이지만 본인은 ‘정상 체형이거나 마른 체형’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이다.  

BMI 기준으로 정상체중인 여성은 75.8%가 자신을 보통 체형이라고 정확하게 인식했다. 24.2%는 말랐거나 과체중이라고 잘못 인식했다.

BMI 기준으로 과체중인 여성은 41.6%가 스스로를 과체중이라고 바로 인식했다. 57.4%는 자신의 체형이 정상이거나 말랐다고 과소평가하고, 1%는 비만이라고 과대평가했다.

BMI 기준으로 저체중인 여성은 68.6%가 자신이 마른 체형이라고 여겼다. 나머지 31.4%는 스스로를 보통 체형이거나 비만이라고 과대평가했다.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경제력이 떨어질수록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신의 체형을 과소평가하는 체형인식 왜곡은 20∼39세 여성에 비해 60세 이상 여성이 1.98배, 교육 받은 기간이 13년 이상인 여성에 비해 6년 이하인 여성이 1.58배, 미혼 여성에 비해 이혼 또는 사별한 여성이 1.41배 높았다. 자신이 느끼는 경제력 수준이 ‘하’(下)인 여성에 비해 ‘상’(上)인 여성이 1.35배, BMI 기준으로 정상체중 여성에 비해 비만 여성은 21.59배나 본인의 체형을 과소평가했다. 

자신의 체형을 과대평가해 정상체중이거나 심지어 저체중인데도 무리하게 체중조절을 시도하면 식욕부진ㆍ소화 장애ㆍ골밀도 감소ㆍ면역력 저하ㆍ생리 장애 등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심각한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등 정신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과체중ㆍ비만이어서 체중감량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체형을 적당하다 또는 말랐다고 과소평가하는 것도 문제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자신의 체형을 과소평가하는 경우 체중조절의 동기를 약화시켜 체중 감량을 소홀히 하게 되고, 당뇨병ㆍ고혈압ㆍ심혈관질환ㆍ지방간ㆍ담낭질환ㆍ대장암ㆍ유방암 등 다양한 비만 관련 질병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올바른 체형 인식이 비만관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연구결과(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체형인식왜곡 영향요인)는 여성건강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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