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보훈병원이 국가 유공자의 생애 전체를 책임지는 ‘통합의료복지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1천3병상에서 지난해 1천400병상으로 확대 개원 후 첫 원장을 맡은 이정열 원장은 ‘통합의료복지서비스’ 구축을 위해 전국 보훈병원 2500배드와 6~7개 요양원의 통합 전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급성기 질병부터 호스피스까지 생애 모든 의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의료복지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의료체계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최상의 의료복지 서비스 위한 25개 경영과제 설정

“오늘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의 공훈입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의료서비스를 책임지는 중앙보훈병원은 국내의 보훈의료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가 되겠습니다.”

중앙보훈병원장실에 들어서면 25개 과제가 색색별로 빼곡히 붙어있다. 이 원장이 선정한 미래 최상의 의료복지 서비스 목표 달성을 위해 25개 경영과제 항목들이다. 전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출신답게 볼 때마다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조치인 것.

현재 중앙보훈병원은 140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000병상의 급성기 병상과 400병상의 요양병원이 함께 있어 급성기와 장기 요양병원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병원으로선 국내에서 유일하다. 또 하루 외래 환자가 5,000명에 병상가동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환자가 많은 병원이기도 하다.

특히 국가유공자라는 환자군 특성상 전상과 관련이 많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이 활성화 되어 있고, 고령화와 관련된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암질환, 심혈관계 질환, 안과 질환, 비뇨기계통 질환 등이 특화돼 있다.

이 원장은 “고령 환자들이 많은 특성상 관상동맥, 판막질환, 대동맥, 부정맥, 심기능 저하증 등 심혈관 질환 전반을 아우르는 심혈관센터의 수준은 대형병원을 능가할 정도”라며 “국내에서도 3~4군데서 밖에 시행하지 않는 최소침습 대동맥 판막 대치술도 금년 말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암센터도 특화된 센터 중 하나. 특히 “암 수술을 대형병원에서 받고 싶어하는 환자들의 경우 의사를 초청해 수술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며 “국가 유공자분들이 편하게 암 치료를 받도록 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이 특별히 자부심을 갖는 센터는 바로 재활센터다. 재활은 거의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분야로, 정신을 비롯해 근골격계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 2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또 장기적 재활이 필요하거나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은 187개 병상에서 재원 재활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장구 센터도 특화된 분야로, 손발을 비롯해, 귀, 눈 손상 등 필요한 모든 종류의 보조 장구가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

 

보장구 등 보훈병원 강점, 공동연구로 산업화·국제화

반면 서울대병원과 비교해 부족한 점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이 원장은 인적자원이 적은 것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앞으로 전문특화 부분에 대한 인재 영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이 원장.

또한 “서울대병원과 비교하면 연구역량, 연구비 규모 차이가 많이 난다. 따라서 보훈병원만의 강점을 살린 특화된 몇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한다”며 “뇌병변, 고엽제, 보장구 연구, 일정 환자들의 코호트는 우리의 강점이므로 이러한 분야에 대해 타 기관과의 공동 연구 및 분자의학적 정밀의학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교육여건이 열악한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해선 국제화나 산업화 산학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아산병원은 신약개발, 서울대병원은 면역·줄기세포 연구 등이 강점인데, 우리의 특화된 분야를 서울, 아산병원과 공동연구 하고자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보훈병원의 최대 강점인 보장구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외국 수출 모델을 만들고, 한편으로는 참전국 용사들에도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과 연구 협력 MOU를 맺었고, 조만간 삼성서울병원과도 예정돼 있다고.

또한 자체 연구를 위한 중앙보훈병원 내 연구소인 보훈의학연구소도 현재 공사 중으로 2018년이면 정상가동 됨으로써 연구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보훈 의료 네트워크 묶어 ‘통합의료복지서비스’ 실현

이 원장이 25개 경영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 원장이 25개 경영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급성기병원, 재활병원, 치과병원, 요양병원이 함께하는 국내 최초의 맞춤형 질환주기별 진료시스템 체계를 기반으로 1400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병원급의 병원이다.

이 원장은 “중앙보훈병원은 치료에서 복지까지 아우르는 통합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어 최고의 품질과 품격으로 승부해야하는 공공의료의 시험장과 같다”며 “나아가 공공보건의료 분야 한국형 모델로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이러한 사업은 우선 국가유공자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지만 추후에는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등 다른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표준화 될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 모델로 제시하는 것이 커다란 목표”라며 “병원을 평가하면서 경영성과와 효율적인 운영 여부 등 눈으로 보여지는 가시적 관점에서 이야기들을 하지만, 궁극적인 우수한 의료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보이지 않는 창작 활동이고 특히, 다른 병원과 달리 국가유공자를 우선적으로 진료하며 휴먼서비스를 펼치는 보훈병원의 경우 특성상 정부 관계자의 많은 관심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런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중앙보훈병원이 해야 할 일들을 세 가지로 꼽는다면, 첫째, 환자 중심 생애주기별 맞춤형 통합의료복지서비스로 공공보건의료의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것. 둘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앙보훈병원의 특화된 분야를 더욱 전문화 시키는 것. 셋째, 보장구 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산업화, 국제화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150년 역사의 미국 최고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는 윌리엄 메이요 박사로부터 이어오는 핵심 가치관이 있는데, 바로 ‘환자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환자의 이익만이 의료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가치’라는 말”이라며 “중앙보훈병원의 전 임직원은 ‘환자 최우선 가치(Patient comes first)’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보훈의료의 금메달리스트로 거듭 나고자 한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발휘해 국가에 헌신한 유공자들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최상의 의료복지서비스를 위한 이 원장의 도전과 실천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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