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대표적인 인터벤션 치료법인 간동맥화학색전술은 절제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간기능이 떨어지거나, 간문맥으로 침범한 경우 등 일부 환자들에게는 사용이 불가능할 뿐더러, 효과나 부작용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한 면이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와 영상의학과 김효철 교수를 만나 기존 색전술의 단점을 극복한 인터벤션 치료법인 'DC BEAD'와 'TheraSphere'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효율적인 간동맥화학색전술 'DC BEAD'

기존에 사용되어 오던 간동맥화학색전술(TACE, TransArterial ChemoEmbolizaton)은 지용성 조영제인 리피도올(lipiodol)을 이용해 항암제(독소루비신)와 혼합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TACE의 경우 단시간내에 항암제가 대부분 방출되기 때문에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가 절반에 불과하고, 종양이 클수록 색전후증후군이 심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는 "리피도올을 사용할 경우 열이나 메스꺼움, 복통,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색전후증후군이 흔하게 발생한다"며 "또 재발률도 높을 뿐더러,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두달마다 입원해서 색전술을 경험해야 하는 불편함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DC BEAD'는 리피도올 대신 개발된 혈관 색전 물질로, 약물방출성 구슬입자(DEB, Drug Eluting Bead)의 형태로 되어 있다. DC BEAD를 이용한 TACE(DEB-TACE)의 경우, 간세포암의 영양동맥에 주입된 DC BEAD가 종양 내부에 머물면서 직접적으로 고농도 항암제를 서서히 방출시켜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의 발생은 감소시킨다.

김윤준 교수는 "리피오돌은 4시간 가량이면 항암제를 거의다 방출하지만, DC BEAD는 20시간에 20%정도의 항암제를 방출하게 된다"며 "항암제 방출이 빠를 경우 전신으로 빠져나가는 항암제가 많아지지만, 천천히 방출될 경우 전신으로 빠져나가는 항암제가 적어져 부작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김 교수는 "DC BEAD를 사용할 경우 간암에만 항암제 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TACE 대비 높은 반응률을 보인다"며 "TACE의 경우 시술한 환자의 50% 정도만 효과를 보지만, DEB-TACE의 경우에는 81%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DEB-TACE가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 만큼 환자 상태에 따른 올바른 치료 방법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heraSphere', 간문맥으로 침범한 간암환자에게 최선의 선택

간암 환자들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케이스는 간문맥을 침범한 경우라고 의료진들은 입을 모은다. 이는 어떠한 치료를 하더라도 환자가 장기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효철 교수는 "간문맥으로 침범한 경우에는 TACE로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다"며 "이러한 환자들은 방사선색전술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효철 교수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효철 교수

방사선색전술(Radioembolization)은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선 동위원소인 '이트륨(Yttrium)-90'이라는 물질을 탑재한 마이크로스피어를 간동맥 내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주입된 이트륨-90은 선택적으로 종양 조직에 축적되어 베타선 방출을 통해 종양을 직접 괴사시킨다. 방사선색전술에 사용되는 방사능물질 중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제품은 'TheraSphere'가 유일하다.

김윤준 교수는 "TheraSphere는 유리 마이크로스피어에 방사성 이트륨-90을 수백만개 함유하고 있어 종양세포에 강력한 방사선을 적용한다"며 "국내에는 2015년 11월에 서울대병원에서 최초로 치료가 시작돼 1년이 채 안됐지만, BCLC B와 C 사이의 증상이 심각한 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TheraSphere는 특히 종양의 크기가 8cm 이상이거나, TACE로 완벽하게 치료하기 힘든 경우에도 한 번의 시술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김효철 교수는 "TheraSphere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의 경우, 종양이 하나면서 8~10cm 크기로 간의 가장자리에 있을 경우에는 수술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방사선색전술의 경우 전신마취나, 개복 등이 필요없는 만큼 다른 치료 방법에 비해 환자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준 교수도 "간문맥으로 암세포가 침범한 경우 어떠한 치료법을 쓰더라도 성적이 나쁘기 때문에 비교적 나은 효과를 보이는 넥사바로 치료를 하게 된다"며 "다만 넥사바를 쓰더라도 생존 기간이 2달 정도 증가할 뿐이고, 암세포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넥사바로 인해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넥사바로 치료를 할 경우 암세포가 완전히 없어지는 환자는 없지만, TheraSphere를 사용한 방사선색전술의 경우에는 암세포가 완전히 소멸되는 케이스들이 존재한다"며 "일부라고 하더라도 암세포를 소멸 시킬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 찬스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다만, 방사선색전술 역시 단점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단점은 바로 크기. TheraSphere의 경우 크기가 20~30마이크로로 굉장히 작다. 이로 인해 간정맥으로 빠져나가 심장을 통해 폐로 흘러들어갈 위험성이 높다.

이에 대해 김효철 교수는 "많은 양의 TheraSphere가 폐로 갈 경우, 방사능폐렴이 발생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시술 전, lung scan을 통해 폐로 유입되는 TheraSphere가 20% 이하인 경우에만 시술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방사선색전술의 경우 효과가 좋은 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간기능 손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간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방사선색전술을 시술할 경우, 간기능이 급격이 떨어져 오히려 일찍 사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비싼 가격 역시 TheraSphere의 큰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효철 교수는 "TheraSphere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은 1회 치료 비용이 2천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며 "보험 급여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비용 전액을 감당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간문맥으로 암세포가 침범하거나 전이성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TheraSphere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 단독요법과 넥사바와의 병용 요법에 대한 임상을 준비 중에 있다.

김윤준 교수는 "이번 임상 시험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400여 명의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에서도 100여 명의 환자 모집을 목표로 임상을 준비 중이고, 현재 30여명의 환자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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