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30세 전까진 근육이 성장하고 이후부터는 근육의 강도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약화된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으면 30세 이후 매 10년마다 3∼5%의 근육 감소가 일어난다. 운동을 하더라도 노화에 따른 어느 정도의 근육 소실은 불가피하다.

노화ㆍ운동 부족 등으로 근육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이 병은 65∼85세에 주로 일어나며 75세 전후일 때 발생하면 더 빠르게 진행된다. 보행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과 낙상ㆍ골절 등의 유발을 도와 노인의 생명을 위협한다.

노인의 건강ㆍ수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근감소증의 발생 위험을 계란 섭취를 통해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영국영양협회의 노인 전문가 앨리슨 스미스는 ‘영국지역사회간호저널’(British Journal of Community Nursing) 최근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노인의 근감소증 예방을 돕는 영양소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Dㆍ오메가-3 지방ㆍ셀레늄 등”이며 “네 영양소가 모두 풍부하면서 가격이 싸고 소화가 잘되는 식품은 계란”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계란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류신(leucine)이 풍부하다”며 “류신은 근육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류신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음식 등 외부에서 반드시 보충해야 하는 8가지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각자의 체중 ㎏당 하루에 단백질을 0.83g씩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입이 짧아지는 노년기에 이 정도의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을 채우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노인이 되면 각종 질병 예방을 위해 단백질을 매일 자신의 체중 ㎏당 1∼1.2g씩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연구팀은 “계란 단백질의 체내 소화율은 모든 단백질 식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우유ㆍ치즈(95%)나 육류ㆍ생선(94%)의 단백질보다 소화가 더 잘된다”고 설명했다.

계란은 비타민D도 들어 있다. 중간 크기의 계란의 비타민 D 함량은 1.6㎍이다. 외출이 드물어 햇볕 쬐는 시간이 적은 노인은 태양의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D가 결핍되기 쉽다. 연구팀은 “노인이 계란을 매일 섭취하면 어느 정도 보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여러 연구에서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낮으면 낙상ㆍ무기력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낙상과 무기력증은 노인의 근력을 감소시켜 근감소증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계란에 풍부한 DHA 등 오메가-3 지방도 근감소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이 노인의 근육 합성을 자극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계란에 함유된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도 근감소증 예방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셀레늄 외에 비타민 Cㆍ비타민 Eㆍ카로티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근감소증 예방을 돕는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그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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