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학회가 국제학회를 시작한지 4년 만에 아시아 대표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한내분비학회가 올해 4회째 개최한 ‘2016 SICEM’의 초록 45%를 아시아 국가가 차지했으며, 특히 해외 참가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송영기 이사장은 이러한 이와함께 학술지의 위상강화와 국내 회원 대상의 맞춤 교육 등을 통한 역량강화로 명실공이 ‘아시아 대표학회’라는 목표 달성을 이루겠다는 다짐이다.

 

‘2016 SICEM’ 25개국 1000여명 참석…“자발적 참여 늘어”

“강무일 전 이사장님과 함께 기획한 국제학회가 벌써 4회째를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지만, 세계학회는 아니라도 동아시아에서 만큼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현실 가능한 국제학회라는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지난 4월 28∼5월 1일까지 개최된 ‘2016 SICEM’에는 지속적인 국제협력 노력의 결과로 전 세계 25개국에서 1000여명 이상의 내분비 관련 의료진 및 과학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초록제출 편수의 45%를 아시아 국가가 차지할 만큼 아시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매년 꾸준히 외국 참석자 수가 늘고 있는 점, 특히 초청이 아닌 자발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 점이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하는 송 이사장. “올해 필리핀에서 웹사이트만 보고 수 십 명이 찾아와 깜짝 놀랐다”며 “이밖에도 생각지 못했던 카타르나 중앙아시아 나라 등에서도 자발적인 참여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학회는 지난 2015년 8월 학회지인 ‘Endocrinology and Metabolism(EnM)’이 세계 최대 규모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SCOPUS의 등재 평가 단계를 통과해 전문학회로서의 위상을 한층 높이기도 했다.

“학회와 맞물려서 가는 것이 학술지인데 4년 전 영문판으로 바꾼 이후 외국 투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에 내분비 전체를 다루는 학술지가 거의 없으므로 빠르게 아시아 대표 학술지가 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내분비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지만, 일본 내분비학회는 4천 명 규모로 미국 다음으로 크기 때문에 외부 투고에 관심이 없다고. 이러한 현실을 종합해 볼 때 영문 학술지가 국내 회원들에게는 다소 불편할지 몰라도 곧 동아시아 중추적 학회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갑상선 질환 최신지견 등 새로운 내분비 학술 대거 발표

‘2016 SICEM’에서는 당뇨병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Dr. Christos Mantzoros(Harvard Medical School, USA)의 강연과 더불어 3회의 기조강연 및 Main Symposium, Clinical Update, Study Group, Meet the Professor, Special Lecture 등의 세션으로 구분해 진행하고, 연구 초록 구연 발표 및 포스터 전시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갑상선질환의 최신 지견이 발표돼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송 이사장은 “네덜란드 교수 기조 강연 중에 종례에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에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T4 한 가지만 처방하던 것을 일부 환자에게 T3도 같이 줘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이 있었는데, 이는 그동안 의아했던 부분을 콕 찍어준 강의라 크게 공감을 얻었다”고.

또 한 가지 주목된 발표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있어 재발이 있는 경우 동위원소 등의 치료 후 T4를 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일부에서 T4F로 문제되는 환자들이 있어서 의문이 됐는데, 그런 경우 항갑상선 치료제로 다시 치료해도 괜찮더라는 새로운 데이터가 발표됐다는 것. 송 이사장은 “이는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의미 있는 발표”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갑상선암 등 약제 급여기준에 모순 많아”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생활 습관을 통해 완전히 예방 할 수는 없어도 지연 및 완화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표준 체중 유지와 운동에 대한 홍보와 1차 진료 의사들의 관리 상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즉, 약 처방 전 단계의 경우 이러한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약 처방까지 진행되지 않게 해 줄 경우 더 큰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것은 전혀 없다보니 그만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당뇨약제에 대한 급여 시스템도 당뇨대란을 앞두고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뇨병, 골다공증 등 새로운 약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고, 효과도 좋지만 비싸기 때문에 보험자 측에서는 재정을 이유로 급여 제한을 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라는 것. “가장 최근 나온 다파글리플로진 같은 SGLT-2 억제제는 체내 과다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로, 여타 다른 약들과 같이 써도 효과적이고, 소아당뇨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현재 주력 약제들과 같이 쓰면 급여를 안 해주고, 기존 오래된 약제들하고 같이 쓴 경우만 인정해 준다”며 “가격이 비싸니 싼 약들과 같이 써야만 인정해주는 것이데, 이것이 치료에 과연 옳은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갑상선 표적 항암제도 마찬가지라고. “1차 약제를 쓰다 나빠지면 1차 약제 중 다른 약을 써야 하는데 다른 성분의 약제임에도 급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항암제를 쓸 정도면 기대여명이 2년 정도 남았을 때인데, 다른 약을 쓰면 1년 반 정도 생존이 연장되는데도 인정을 해주지 않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내분비질환 대국민 홍보 및 맞춤 의사 교육에도 역점

송 이사장은 학회가 그동안 회원들을 위한 사업과 학술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국민으로 넓혀나가 내분비질환의 대국민 홍보에도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분비 진료의사들에게 진행하는 맞춤 평생 교육도 강화하다는 계획이다.

이 같이 내분비학회만의 독특한 점은 내분비 전공, 비전공 등을 막론하고 각자에게 맞는 교육 코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즉, 내분비 진료를 하는 일반내과나 관심이 있는 의사들 대상의 연수강좌, 내분비를 세부전공하는 의사들을 위한 깊이 있는 강론의 1박2일 연수강좌, 전공의 대상으로 입원환자에 대한 교육 코스를 비롯해, 외진 지역을 찾아가 강의하고 질문을 받는 마스터 코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학회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의료계 대상의 봉사’이기도 하다고.

세계적으로 내분비 질환이 급증하는 가운데 아시아 내분비학을 선도하는 한편, 국내 의사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으로 학술의 질을 높이고 있는 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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