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들이 ‘산재병원’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에서 나아가 연구와 재활의학 분야를 선도하는 공공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2010년 10개 직영병원들의 근로복지공단 통합이후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전국 10개 직영 병원의 만성적자를 극복하고, 정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고점을 획득하는 성과를 이뤘다. 앞으로는 서울대병원과 공동연구 및 울산 과기대와 협력을 통한 산재 모병원 건립을 통해 연구중심의 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경영정상화 집중…지난해 적자 ‘0’, 만성적자 탈피

“직영 병원들의 공단과 통합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많은 과제들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국 10개 직영병원이 만성적자를 극복하고 ‘13년 225억 원 적자에서 ’14년 48억 적자로, ‘15년에는 적자발생 0억 원 이라는 경영손익 개선을 이뤘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은 ‘77년부터 전국 산업단지 및 탄광 밀집지역에 10개 병원(태백, 창원, 인천·동해, 안산·순천·경기, 정선, 대전, 대구)에 총 111개 진료 과와 3,13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95년 이후 근로복지공단에서 분리 되었다가 2010년 15년 만에 재 편입되면서 낙후된 병원들의 경영효율화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

이 이사장은 경영효율화 과제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병원장 책임경영제와 의사 성과 연동 성과급 제도였다고 꼽는다. 이 밖에도 산재환자 뿐 아니라 일반 환자를 위해 진료과 폐과 및 특화 등 진료과 개선 작업도 진행했다. 또한 재정상 확충이 어려운 의료 인력들을 진료파트와 의료관련 쪽으로 집중시켜 효율성을 높였으며, 일부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영의 비효율 제거 작업과 함께 다른 한쪽에서는 시설과 장비의 현대화에 투자도 펼쳤다. 2012년부터 10개 직영병원을 대상으로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병원 간 진료서식 표준화와 국책사업인 병원 간 정보교류시스템 시범사업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개선 작업에 맞물려 지난해 건보 수가개편도 경영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그동안 환자 편의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4인실을 운영과 급식 개선에 대해 수가가 어느 정도 보전이 되면서 경영수지에 도움이 됐다”며 그 결과 “’14년도 6.8%, 지난해에는 2.7% 가량 환자가 늘면서 지난해에는 만성적자를 탈피하는 경영개선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대와 재활치료 프로그램 합동연구…재활치료 표준화 선도

공단은 재활사업 5개년 계획에 따라 7개 재활전문센터와 대구병원(재활전문병원)을 운영하며 재활 치료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해 왔다.

‘호흡재활운동프로그램’과 ‘근골격계 맞춤 운동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연구 한계 극복을 위해 인천병원과 서울대병원이 합동 진료․연구에 들어갔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병원과 3년간 약정을 하고 재활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아급성 환자에 대한 재활프로그램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부터는 뇌수막염 환자나 고난이도 외상환자에 대한 재활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이러한 합동 연구 결과를 통해 산재 의료재활을 표준화하고, 선진 재활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를 전국 5천 4백여 개 산재보험 지정 의료기관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대병원과 약정이 끝나는 3년 차 이후에는 대구병원 재활의학연구센터를 개설해 합동 연구 결과를 이어받아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서울대병원과 연장해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재활 분야는 건강보험 수가 개발이 거의 안 돼 있어서 수가 개발 뒷받침을 위한 표준화 작업이기도 하다”며 “서울대병원과 합동 연구한 결과를 수가에 연동시키면 산재 지정 병원들이 따라오게 돼 있으므로 재활 치료의 표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재근로자 직업복귀 시스템 외국서 호평

공단의 자랑거리인 ‘산재근로자 직업복귀 지원 시스템’도 외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이를 배우기 위해 최근 재활 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 함부르크 병원 재활전문센터장과 캄보디아, 미얀마 공무원 10명이 대구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산재근로자의 직장 복귀를 위한 시스템으로, 주치의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재활치료진,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가 모여 재활 초기단계부터 산재근로자 개별 욕구에 적합한 재활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팀 평가회의’를 통해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치료 이후 사업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복귀 능력 평가에 대한 소견서를 사업장에 보내서 직장으로의 복귀를 적극 돕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 프로그램은 공단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것으로 선진국보다 더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직업복귀율이 70%를 육박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 시스템은 10개 병원 중 8개 병원에서 갖추고 있으며, 대구병원에서 직업복귀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유니스트와 협력, 울산에 연구중심 산재 모병원 건립 추진

“현재 공단은 급성기를 담당할 산재 모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 병원은 10개 직영병원을 묶는 한편 산재의료인력 수급역할까지 담당하게 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울산지역의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담당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산재사고의 특성상 응급 외상성 질환이 대부분임에도 공단 직영 병원들의 급성기 중증 외상 진료기능이 취약한 편이었다. 공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산재모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유니스트와의 협력을 통해 생명공학 연구역량을 결합한 연구중심병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현재 KDI에서 재정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진행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유니스트의 연구실 공동 사용과 직영병원 의사들에게 교원자격 부여하는 방안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단은 산재환자들만의 병원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2014년 직영병원들의 이름을 ‘산재병원’이라는 명칭대신 ‘근로복지공단 ○○병원’들로 변경하면서 지역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산재환자뿐만 아니라 지역 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 취약지 환자들에게 고품질 의료를 제공하는 연구중심의 공공의료기관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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