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장신경차단술의 도해. 신장 동맥에 접근한 카테터가 혈관 벽을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하여 신장 신경을 차단한다.



난치성 고혈압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신장신경차단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약물 치료로도 효과가 없었던 환자에게 신장 동맥 내벽에 카테터를 삽입해 동맥 교감신경을 절제하고 혈압 상승 호르몬을 분비하는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유의한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메드트로닉은 “자사의 신장 신경 차단 시스템인 ‘심플리시티’ 에 대한 추적임상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여주준 바 있다” 고 밝혀, 난치성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플리시티’, 신경차단술 안전하게 도와

고혈압은 만성 질환 가운데, 단일 질병으로서는 가장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만 최소 800만명에서 최대 1,0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치료중인 환자 중 약 절반에서 혈압 조절이 충분치 못한 상태다.

이 중 난치성 고혈압(치료저항성 고혈압)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목표 혈압인 140/90mmHg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의 상태를 말한다. 이들 환자의 경우 기존의 치료법 이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최근 이 같은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던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와 신호전달을 막는 신장신경차단술이 주목받고 있다.

신장신경차단술은 과도한 활성화 상태의 신장 신경을 선택적으로 진정시키며, 신장에서 생성되어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인 레닌(renin) 분비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과거의 방식에 비해 훨씬 작은 부위를 절개하는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잠재적 합병증과 부작용을 줄였으며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치료 및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메드트로닉은 이 같은 신장신경차단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신경차단을 도와주는 의료장비인 카테터형 고주파발생장치 ‘심플리시티’ 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장비는 서혜부(사타구니) 동맥을 통해 두 개의 신장 동맥에 순차적으로 접근, 이때 고주파 발생장치에서 나온 약 5~8와트의 에너지가 카테터 끝의 전극을 통해 신장동맥 내벽에 전달되어 동맥 외벽에 분포한 교감신경에 미세한 절제 부위를 만들고 교감신경을 미세하게 절제할 수 있는 장치다. 시술에는 약 40~60분이 소요된다고.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심플리시티에 대한 미국, 유럽, 호주 등의 19개 의료기관에서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에서 24개월 후 평균 33/15mmHg 혈압이 낮아졌고, 36개월이 지난 후 33/19mmHg가 낮아졌다"고 전하며, "시술 환자의 97%에서 별다른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았고, 4명의 환자에서 서혜부 가성동맥류(3건), 신장동맥박리(1건) 등이 있었으나 후유증 없이 처치된 바 있어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고 덧붙였다. 



















▷ 신장신경차단술을 시행한 환자에서의 3개월 간 혈당 감소치 (Mahfoud et al.,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2010)


만성질환치료에 '新 패러다임' 될 것

신장신경차단술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 심장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의 치료와 증상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롭고 유효한 치료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신장은 뇌, 심장, 혈관 등 인체 내 주요 기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혈압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장의 중추교감 신경계는 본태성 고혈압, 심부전, 인슐린 저항성, 만성 신장질환 등 심각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

이에 신장신경차단술은 만성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접근법으로 그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30여개의 헬스케어 기업에서 신장 신경 차단술에 대한 연구와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추세를 방증하고 있는 것.

현재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과 호주에서는 이미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4,000건의 시술이 진행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 환자에서의 시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2년 4월을 기점으로 10개 주요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해 그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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