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간 공석이었던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행재단(이하 첨복재단) 2대 이사장에 의사 출신인 이재태 이사장이 임명돼 주목되고 있다.

이재태 이사장(경북대의대 핵의학과)은 규모가 커지는 재단의 가버넌스 확립과 플랫폼 구축을 주도하는 한편, 임기 내 ‘첨단임상시험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의료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의료 R&D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다짐이다.

 

가버넌스 확립과 플랫폼 구축 나선다

“학자로서, 의사로서 그동안의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계-병원-대학-연구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첨복단지가 의료 R&D 허브로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재태 이사장은 우선 4개 센터의 주관부서가 미래부, 복지부, 대구시 등으로 분산돼 있는 복잡한 내부 구조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직원이 200여명 정도로 늘어난 데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므로, 결재라인을 일원화하고 안정적인 재단구조 확립에 나서겠다는 것.

이와 함께 재단의 ‘플랫폼 역할’도 확고히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재단의 중요 역할이 사업화로 연결하는 중개연구 역할인데 외부 인풋이 들어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연구소나 기업 유치도 있겠지만 국제적으로 관심 분야를 과제별로 모아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기존 1천억 상당의 장비에 더해 R&D관리 및 산업화를 위한 빅데이터 엑서스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다음으로 추진할 부분은 재단의 ‘자립’이다. 정부에서 3천 억 가량을 지원받은 만큼, 고유 역할인 연구 지원에서 나아가 자체 R&D 능력을 갖춰 자립화 기반을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성급한 성과 요구에 대해서는 뼈 있는 한 마디도 했다. “우리 재단은 리서치 기관이 아니고 다른 연구를 지원과 상업화하는 기관이므로 대략 15년 정도의 인큐베이션 기간이 필요하다”며 “배양기 동안 어긋나면 질책은 하되, 결과물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는 것.

이와 함께 재단은 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청렴하고 공정한 운영을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전했다.

 

“임상시험센터는 첨복단지의 출구!…국고 유치에 총력”

이 이사장은 이러한 내부 역량 강화에 더불어 하드웨어적으로는 산업화 연계에 필수적인 ‘첨단임상시험센터’ 유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4개 핵심센터를 통해 전임상 단계까지 지원은 가능하지만 최종단계인 임상시험의 지원이 불가한 실정”이라며 “국내 임상시험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산업화에 큰 어려움이 있으므로 임기 내 임상시험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현재 첨복단지에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핵심연구지원시설이 구축돼 있지만, 성과물의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될 첨단임상시험센터는 없는 실정이다. 애초 첨복단지 기본계획에 민자유치를 통해 건립하기로 돼 있었으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서 그동안 유치에 많은 애로를 겪어 왔다.

이 이사장은 “임상시험센터는 첨단 복합단지의 출구”라며 “임상시험센터가 없으면 첨복단지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민자유치는 세계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므로 국고 지원을 위해 공청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임상시험센터는 0상과 1상 정도를 할 수 있는 60베드 규모로, 약 35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임상시험센터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인 적자의 해결을 위한 대책도 준비해 나가고 있다. “대구 내 여러 종합병원들이 대구시 산하에 메디시티 협의회를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IRB 공동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함으로써 함께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북대병원에서도 임상시험센터 운영에 대한 협의가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임상시험센터의 기본 베이스는 마련된 상태”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임상 1상은 국고를 받아서 진행하고, 2, 3상 연계는 대구 메디시티협의회 산하 병원들과 진행하며, 운영은 지역 대학병원 임상시험센터가 하는 것이 이 이사장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3천 억이나 들인 자동차에 바퀴를 안 달아주면 갈수 있겠나”라며 “임상시험센터는 3천 억원을 들인 첨복재단을 잘 운영할 수 있는 바퀴와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료산업 발전 위해 기업들 지원 장치 지속 마련

현재 첨복재단의 기업 및 연구소 유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6월 현재 기업연구소 설립을 목적으로 부지를 분양받은 기업은 대우제약, 한림제약, 한국파마 등 3개 제약사와, 인성메디칼, 루트로닉, 세신정밀, 라파바이오 등 9개 의료기기업체가 확정돼 있다.

이와 함께 한국뇌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3D 융합기술지원센터 등 국책기관 3개가 유치됐으며, 대구식약청, 의료기술시험훈련원, 실험동물자원은행 등 보건의료 지원기관의 유치도 본격 진행이 되고 있다. 또한 소규모 의료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 50여개가 입주할 수 있는 메디벤처센터가 금년 8월 경 완공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첨복재단의 R&D와 사업화, 교육훈련 등 다양한 사업과 기능의 핵심은 ‘지원’에 있다”며 “재단은 독립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업과 단체, 기관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의료제품 개발의 성공을 촉진하고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재단 설립목적”이라고 소개했다. 즉, 연구지원을 위한 비영리 공공기관으로서 다른 어떤 조직보다도 대학, 연구소, 유관기관 및 기업과의 네트워킹과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

이에 재단은 본부 차원의 MOU 38건, 각 센터단위 MOU 54건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100개 이상의 국내 의료관련 주요 대학·병원·국책연구기관·협회·기업 등이 재단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지금까지의 네트워킹과 홍보활동을 통해 첨복재단 및 첨복단지의 국내 인지도는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없는 신생 의료클러스터인 만큼 앞으로는 해외 선진 연구기관 및 연구자와의 글로벌 네트워킹 형성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첨복재단이 이러한 만만의 준비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인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의 든든한 지원자로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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