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국내 의료기기의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시험원은 최근 중국 산동성 의료기기 품질검사센터와 업무협력을 체결함으로써, 중국과 의료기기 기술 교류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원복 원장은 앞으로 중국 각 지역별 업무협력을 더욱 늘려나가 국내 의료기기의 중국 진출을 돕는 한편, 7월 중 K스타 기업을 선정해 전폭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세계인증 및 세계적 기업 육성에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산둥성 의료기기 검사센터와 MOU…‘인증 인정 물꼬’

“최근 중국 산동성 의료기기 품질검사센터와 업무협력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최종적으로 양국간 인증을 서로 인정하기 위해 첫 발을 뗀 것이죠. 추후 양국간에 인증을 인정하는 데까지 발전하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중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최근 중국 산둥성 의료기기 검사센터와 기술 교류 및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중 의료기기 검사 기관 간 업무 협약을 맺은 것.

이러한 중국과의 인증 교류 물꼬가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의료기기 국제안전기준인 IEC 60601 시리즈를 따르지 않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이 국제 기준에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가시험, 기술 교류 등을 주고받고 테스팅도 함께 함으로써 독립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교류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서로 인증을 인정해 주는 데까지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양국이 인증을 인정해주는 단계로까지 나아가면, 우리 인증서를 중국에 보내주기만 하면 제품 샘플을 보내지 않고도 우리나라에서 거친 테스트만으로 인정이 된다. 그렇게 되면 기술 정보 누출도 막을 수 있고, 빠르게 상대 나라의 인증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이제 업무협약을 체결한 단계이니 앞으로 시험 성적서 인정이나, 함께 시험을 진행하는 등 기술 기준에 대한 정보 교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인증을 인정해 주는 데 까지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험원은 이번 산동성시험소 외에도 중국의 10개 국가급 시험소 중 북경, 천진 및 상해 3개 국가급 시험소도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협력 관계를 구체화 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식약처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각 성별로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기준에 따라 다르게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성 하나의 인구가 1억 명을 넘으므로 각 성마다 국가를 상대하는 것과 같이 중요하고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KTL은 국내 산업기술육성을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시험인증기관이다. 49년간 축적된 시험인증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부처의 정부 위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966년 한국정밀기기센터로 출발한 KTL은 기업을 대상으로 품질인증, 시험평가, 표준계측, 환경기술평가 및 의료기기 시험인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3월 경남 진주로 이전했으며, 이로서 기존 수도권 기업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남부지역 중심의 기업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의료기기 해외진출, 품질 높이고 국가도 도와야”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을 역임한 이후 2014년 KTL 원장으로 부임한 이 원장은,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현황 뿐 아니라 해외진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이 원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제조업체가 80%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영세한 수준이며, 국제규격의 강화 및 유럽 등 선진국 의료기기 인증제도 운영이 엄격해지면서 의료기기 인허가 장벽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국내 의료기기 인증제도 역시 민간 인증분야 활성화가 미흡해 시험인증산업 경쟁력 저하 및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외국인증기관에 대한 의존성이 확대되어 기술유출 및 과도한 비용 지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다행히 식약처 산하기관인 의료기기 정보기술지원센터에서 올해 7월경부터 그 동안 식약처 신고·허가제도로만 운영되던 시스템에서 1, 2등급 의료기기에 대해 민간인증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러한 인증기관의 역할을 국내 지정된 시험검사기관에도 부여함으로서 SGS, UL 등 거대 외국시험인증기관과 경쟁할 수 있는 시험인증분야 산업기반을 마련하고, 의료기기 산업체에 보다 양질의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선진국과 대등한 품질과 내구성, 성능을 탄탄히 해서 대형병원 납품의 실적을 쌓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 아젠다가 도움을 준다면 동남아, 중국 및 선진국으로의 진출에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KTL도 중국 지역들과 업무협약을 통해 기술 교류 추진을 통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기기협동조합에서 중소기업들을 모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공동 A/S 센터를 만드는 것도 해외진출을 위해 매우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K스타 기업’ 집중 육성해 세계 진출 돕는다

“의료기기 산업은 기계, 금속, 전기, 전자, 에너지, 환경 등이 합쳐진 융합산업입니다. 우리 시험원은 이러한 융합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49년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고 있죠. 이를 통해 7월부터 K스타 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K스타 기업 육성은 이 원장이 취임할 때부터 약속했던 일이다. 의료기기 뿐 아니라 전기 기술 분야 별로 업체들을 선발해 기술력과 신뢰성을 높여 세계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시험원의 노하우와 장비, 에너지를 총 집대성하는 한편, 산업단지공단과도 협력해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K스타 기업은 의료기기 업체 2~3개를 포함한 기타 전기·전자 업체들 중 30개 업체를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을 키우고 고용을 창출하며 생산활동을 키워서 세계시장에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이 우리 역할이고, 그것이 바로 창조 경제”라고 강조하는 이 원장.

국내 업체들의 세계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KTL의 노력이 해외 진출에 걸음마 단계인 우리 의료기기 산업의 세계화에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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