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의학회가 초음파 전 분야의 학술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선다.

각 의학 분야를 망라해 초음파가 청진기를 대신하는 시대로 발전하면서, 각 과별 세부 초음파학회가 앞 다투어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맏형 격인 대한초음파의학회는 타 초음파학회들과 공조해 통합 인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의대 교육에 초음파 교육을 포함하는 교육과정 개편도 적극 추진해 전반적인 초음파 학술의 질을 높여나간다는 다짐이다.

 

2011년 국제화 원년 선포 이후 자리매김 ‘뚜렷’

“초음파의학회는 2011년 국제화 원년 선포 이후 국제학회로 순조롭게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외국인 참여자에게 등록비를 모두 받기 시작했는데도 외국인 참여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학회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죠.”

2011년을 국제화의 원년으로 선포한 학회는 이후 지속적으로 국제학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2012년에는 ACUCI 2012(제4차 아시아조영영상초음파회의) 및 KCThR 2012(제3차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학술대회)와 함께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2013년에는 총 24개국 1,282명, 2014년에는 총 24개국 1,247명이 참가해 명실공히 국제학술대회로 자리잡게 된 것.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 ‘KSUM Open 2015’에도 20개국에서 1,237명의 참석했으며, 이 중 280명이 외국인 참가자이다.

특히 2011년 KSUM Open의 국제화 이후 5년째 모든 세션이 영어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연수교육의 경우, 기존 전공의 연수교육과 달리 전문의 및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학회 측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 때 주목받은 최신 지견으로는 초음파를 CT나 MRI와 같이 연결하거나, MRI와 초음파를 한 기계 안에 넣어서 진단하는 ‘퓨전 영상’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뿐만 아니라 초음파와 항암제를 결합해 진단과 치료를 결합한 분야도 각광 받고 있다. 한 이사장은 “영상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쓰이는 조영제가 특정부위에 들어간 상태에서 초음파를 사용하면 세포막 변형을 통해 약물 투과성을 높인다”며 “이를 통해 원하는 부분에 약물 투입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초음파와 항암제를 결합한 최신 연구 분야”라고 설명했다.

 

의대교육에 초음파 포함하는 ‘교육과정 개편’ 추진

초음파의학회는 의대 교육에 초음파 실습을 포함하는 교육과정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현재 각 의대마다 교수들 재량으로 초음파 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눈치를 보며 빌려 쓰는 형식이라 제약이 많다”며 “의료계 전반에 초음파가 보편화 된 만큼 의대 과정에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 측에 따르면, 실제 외국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의대과정에 초음파 실습을 포함시키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나라 일부 의대에서도 내부적인 논의를 거치고 있는 단계라는 것. 이에 수년 내에는 몇 몇 대학에서도 시작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몇 년 후에는 영상의학과 전공의가 아니라도 의대 해부학 실습부터 초음파를 접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학술대회에서 만난 초음파의학회 임원진들은 각자가 소속된 의대에서의 초음파 실습 강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연세의대 교수인 정재준 총무이사는 “본과 2학년생들에게 임상에서 알아야 할 초음파 지식에 대해 실습 강의해 보니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하며, “그러나 선택실습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래에서 쓰는 기계와 방을 별도로 빌려야 해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의대 교수인 한 이사장도 “서울대의대에서는 영상의학과 실습 방을 빌려 쓰고 있다”며 “교육 과정 개편을 통해 정식으로 방도 늘리고 시간도 늘려서 의대생들에게 전반적인 교육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타 학회들과 공조…‘통합 인증 프로그램’ 마련

한편, 초음파의학회는 지난 2012년 초음파 인증의 제도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인증의를 배출하고 있다. 현재 총 2,150명(영상의학과 1,320명, 비영상의학과 830명)의 인증의와 총 294명(영상의학과 276명, 비영상의학과 18명)의 교육 인증의를 배출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초음파 이러닝 교육사이트를 개설해 총론, 복부, 유방, 갑상선과 목, 근골격, 혈관 도플러, 비뇨기계,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한 때는 각 과별 초음파학회가 앞 다투어 인증제를 개설하면서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협력해 나가는 분위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 이사장은 “인증제는 기존 적정한 트레이닝 과정이 없는 관계로 전체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이젠 세부 학회들과도 서로 교류를 통해 인증 시스템 퀄리티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타 초음파학회들과 협력 MOU를 맺어 연수교육에 강사를 파견하고, 홈페이지의 인증 교육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 초음파학회들과 배타적이지 않고 협조를 통해 전체적인 인증 퀄리티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학회의 목표라는 것.

그러나 “인증기관이 난립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뇨기초음파학회 등과 공조해 통합 인증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면서 타 학회들의 공조와 협조도 당부했다.

한편 학회는 올 연말경 조직검사 유도 초음파의 수가 책정을 앞두고 적정한 수가 책정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학회 측에 따르면 현재 조직검사 수가가 너무 낮아서 유도 초음파로 수가를 맞춰가고 있는 형편인데, 초음파 수가도 워낙 낮게 책정되어 있으므로 유도 초음파가 급여화 되면 관행 수가의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학회에서는 조직검사를 비롯해 고주파 열치료 수가가 너무 낮다는 의견을 복지부에 보낸 상태이다. 또 유도초음파 수가 작업을 위해 6월 중 심평원, 복지부와 미팅할 예정이다.

초음파가 모든 의학 분야에서 보편화 된 시점에서, 국내를 넘어 국제화와 함께 의대 교육과정 포함 및 통합 인증제 프로그램을 통해 전반적인 초음파 질 관리를 주도하고 있는 초음파학회의 열린 행보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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