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유통협회가 황치엽 회장의 연임으로 위기 돌파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월 총회에서 연임된 황 회장은 지나 임기 때부터 추진해 오던 다국적사의 낮은 유통비용에 대한 대응 및 불용재고약 일괄 반품 조치 등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 다짐했다. 또한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아-태 의약품유통포럼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및 교류에도 활발히 나선다는 방침이다.

 

손익분기점 보다 낮은 다국적사 유통비용 ‘강력대응’

“회원들이 다시 선택해 주신 것은 회무의 연속성을 통해, 주요 현안이 해결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회원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가장 큰 고민거리인 불용재고약 해결을 비롯해 대형·중소도매 간 화합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총회에서 총 382명 중 231표를 얻어 80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34대 회장에 선출되면서 연임하게 됐다.

이로서 지난 33대 집행부에서 진행했던 여러 현안의 해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임기 중 국회에 창고평수 완화, 의료기관 약값 결제기한 법제화, 위수탁시 관리약사 면제법안 등 의약품유통업 관련 약사법 개정안 상정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창고평수 완화는 국회를 통과해 지난 1월부터 50평으로 완화 적용됐으며, 약값 결제기한 법제화와 위수탁시 관리약사 면제법안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또한 마약류 위수탁 허용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회원사들의 단결력 확보에 주력했으며, 이를 통해 회원사들의 가장 큰 현안인 다국적사의 유통비용 인하를 저지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지난해 굵직한 다국적사들의 의약품유통 비용 인하 움직임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일부업체는 오히려 인상시키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것.

황 회장은 “이는 실질적인 경영 측면에서의 효과도 있지만, 그동안 ‘모래알 조직’이라는 오명으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의약품유통업계에 ‘하면된다’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에 따르면 의약품유통업계 환경은 의약분업과 2012년 대규모 약가인하를 거치면서 매우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그는 “급기야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약품유통비용을 지급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면서, 소위 ‘밑지고 장사한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위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규모 약가인하로 제약계가 수익률 감소를 겪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의약품유통비용 인하의 방법으로 손실을 전가하고 있어, 업계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중대형업체들 중 몇 곳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에 황 회장은 “유통업계의 생존권인 유통비용의 손익분기점인 8.8% 이상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투쟁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더불어 약업계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상생공영 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용재고약, 현황파악 후 일괄 반품 조치할 것”

현재 유통업계가 가장 크게 겪고 있는 고충 중 하나가 불용재고의약품 문제이다.

의약품 뿐 아니라 모든 재화는 유통기한 경과나 파손, 불량 등 다양한 이유로 불용재고가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생산주체인 제조업체로 다시 반품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의약품은 그런 불용재고약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선 상에서 약국(약사회)이나 의약품유통업계가 모두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약국은 반품을 요구하고 있고, 제약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의약품유통업체들은 그 재고를 고스란히 손실로 안고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

이에 협회는 불용재고약 처리를 위해 현재 회원사를 상대로 불용약 재고 상황을 집계 중이다. 황 회장은 “대략 수백억 원대의 불용재고의약품이 적체되어 있다고 추산된다”며 “모든 분류가 끝나면 일괄적으로 제약사 별 반품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용재고약은 약국에서 발생된 것인 만큼 대한약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제약사를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약사회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일괄 반품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약사회에서도 불용 재고약의 적체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면서 “약사회와의 협조가 진행된다면, 보다 원활하게 불용 재고약의 반품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제약-유통, 각자 역할 충실해야 상생과 발전 가능

“제약계는 연구개발과 생산에 총력을 쏟고, 유통업계는 의약품이 필요한 환자에게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상생과 발전의 길입니다. 이러한 유통체계는 선진국적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황 회장은 일부 제약회사가 도매업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움직임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기 위해 의약품유통업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유통시스템의 투자는 물론, 의약품 유통선진화를 위한 정부정책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일부 제약사의 의약품 유통업권을 침해하는 행위 등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협회는 글로벌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및 교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중-일 동북아 3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의약품유통포럼과 IFPW(세계의약품도매연맹총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아-태 포럼은 국내에서 열린다. 아-태 포럼은 일본, 중국, 한국 3개국 도매업체 대표들이 모여 2년에 한 번씩 그 나라의 도매환경이나 현실 소개하고 공감하는 자리이다. “금년에는 다국적 제약 오리지날 제품들의 횡포에 어떻게 방어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공동관심사를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각 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정보교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에 회원들의 협조와 단결을 강조했다. 힘을 모아 의약품유통업권이 빠른 시일 내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황 회장의 바람이 총체적 어려움에 빠진 제약과 유통업계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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