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지정된 111개 전문병원을 이끌 정규형 회장호가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달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 2대 회장으로 추대된 한길안과병원 정규형 회장은, 그동안 다져진 기반 위에서 자체적인 도덕성을 높이고 국민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를 통해 계속 미뤄져왔던 수가 가산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끌어 전문병원들이 노력한 만큼의 혜택은 물론, 자부심을 높이겠다는 다짐이다.

 

‘도덕성 확립과 수가 가산에 주력’

“전문병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높은 진료 수준과 양심적인 병원이라는 이미지 입니다. 1기 때 다져진 기반 위에서 도덕성의 중요함을 회원에게 알리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들에게 전문병원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협의회는 출범 초기 전문병원 지정을 받지 않은 병원들이 전문병원을 표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데 집중했다. 그 성과로 포털사이트 등에서 비전문병원들의 ‘전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키워드 광고를 중단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회원 병원들간 정보교류 활성화를 위한 웹진도 창간했다.

이제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도덕성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것. “전문병원이 정도 경영을 하지 않고는 다른 병원의 모범이 될 수 없다”며 “도덕성 확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회원들을 찾아가거나 편지를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추진 사업은 회원들이 염원하는 수가 가산부분이다. 정 회장은 “예를 들어 내시경 검사의 경우 일반 의원보다도 낮은 수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며 “전문병원이라는 인증을 받은 병원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고, 수준 높은 전문성을 살리려면 수가체계가 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집중할 부분은 대국민 홍보이다. 의료법상으로 체계는 마련됐지만 국민들은 아직 전문병원에 대해 정확한 판별력을 갖고 있지 않기에, 전문병원을 제대로 알리는 홍보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평가인증 여부 등 까다로운 조건 뚫고 111개 지정

전문병원 제도는 감기만 걸려도 대학병원으로 향하는 대형병원에의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 양극화 문제,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중소병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복지부에서 시작한 제도이다.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 99개 병원을 1기 전문병원으로 지정했으며, 최근 2기 전문병원에 총 111개 병원들이 인증(인증 기간 2015년 1월~2017년 12월까지) 받았다.

특히 2기 때는 ‘의료질 평가’와 ‘의료기관 평가인증 여부’ 항목이 새롭게 적용돼, 인증 기준이 1기 때보다 까다로워 졌음에도 12개 병원이 늘어난 것. 그만큼 병원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2기 때 의료의 질과 의료기관 인증 여부가 포함된 것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와 환자 안전이 더욱 철저히 검증된 병원이라는 의미”라며 “단지 시설이 좋고 진료를 많이 한다고 해서 전문병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적인 부분까지 따져 고품질 의료행위가 입증된 병원만 지정된 것”이라고 강조하는 정 회장.

물론 환자들에게는 2중 3중의 안전장치이겠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중복 인증에 대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병원들에 맞지 않는 인증평가 항목들과 과다한 서류량 등 과잉된 기준에 대해서는 정 회장이 총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병원협회를 비롯해 인증원과 계속 조절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전문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학병원 같은, 또는 그 이상의 질 높은 의료를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과질환의 경우 중복질환이 있을 때 대학병원에서는 여러 날에 걸쳐 따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길안과병원의 경우를 보면, 안과의 모든 세부 분야 외래가 상시 열려있어 중복질환도 하루에 진료를 마칠 수 있다. 비용 역시 대학병원 보다 저렴하면서도, 특정 전문과목에서 만큼은 대학병원 못지않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의 실현이 가능하다.

 

“수가 가산, 올해 실현 목표로 복지부 지속 접촉”

 

“복지부에서도 수가 가산안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습니다. 시기와 폭은 미정이지만 공감대가 이뤄져 있으므로, 올해 실현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복지부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병원들은 특정 분야에서 대학병원 이상의 스텝과 공간, 높은 의료의 질을 갖추고 있으므로 수가 가산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공감대가 이미 마련돼 있으므로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수가 가산이나 인센티브가 실현되면 전문병원이 대폭 늘어나 또 다른 과잉 경쟁이나 희소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생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생각보다 전문병원의 진입장벽은 매우 높다”며 “게다가 우리나라 현실에서 지역 거점 병원 분배 등을 따져 보면 전문병원이 대폭 늘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향후 최대 150~160개 기관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 이상은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한다.

한편, 정 회장은 회원 중에서도 단독 또는 소수의 전문과들이 운영에서 소외되는 방지하기 위해 부회장 3명에 지역부회장 11명을 두도록 개정하고, 임원들도 50명까지 확대해 가능한 많은 회원들이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국민들이 좀 더 가깝고 편안하게 높은 의료 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전문병원들의 땀방울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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