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이 대학·종합병원 최초로 전문병원에 지정돼 주목되고 있다.

대한민국 화상치료 분야를 선도해 온 만큼 당연한 결과이지만, 종합병원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드는 게 사실. 이에 대해 전욱 원장은 2018년까지 본관 리모델링 및 병상 확장을 통해 대학병원 내의 화상전문병원이라는 선진국적 시스템으로 글로벌 화상전문병원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대학병원 내 화상병원’ 선진국 시스템 추구

“미국 유명한 화상센터들은 모두 대학병원과 같이 있습니다. 화상환자를 위한 중환자실, 입원실, 수술실, 외래까지 건물채로 분리시키되,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하는 선진국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전문병원 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전 원장에 따르며 43년 역사의 한강성심병원은 86년 화상센터 개설 이후 대한항공 추락, 씨랜드 화재 등 대한민국의 큼직한 사건들의 중심에서 화상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그동안 화상 입원환자가 6만 명을 넘었고, 급성기 화상환자 수술건수도 7만 건이 넘었을 뿐 아니라, 소방관, 군인, 산업현장 재해를 비롯해 많은 국민들 화상치료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1주기 때도 인증을 받고 싶었지만 2012년 당시 병원의 여러 변화로 여의치가 않아 이번에 인증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 원장은 “2012년 당시 동탄성심병원을 개원하면서 인력이 많이 이동했고 병상수도 많이 줄였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일반환자들도 외면당하지 않도록 조정하면서 화상전문화에 집중해 전문병원 요건인 화상환자 45%라는 조건을 자연스럽게 채워나가게 됐다”고 전한다.

한편 병원은 현재 본관을 비워두고 210병상을 운영하고 있지만, 2017년까지 본관 리모델링 을 통해 367병상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선진국적 시스템으로 일반과와 화상전문병동을 분리한 종합병원으로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 원장은 “화상 분야는 국지전, 폭발사고, 테러 등 안보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분야”라며 “사적인 센터가 아닌 공적 센터의 개념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한다.

 

화상특성화 위한 ‘응급-일체형진료-연구’ 갖춰

한강성심병원은 2006년 정부로부터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후 화상중심병원으로 성장해왔다. 2013년부터는 화상특성화병원으로 탈바꿈하며 중앙 119구조본부와 함께 Heli-EMS(항공구급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화재와 폭발사고 화상환자의 빠른 처치, 이송으로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전 원장은 “지방에서 환자 전원 의뢰가 오면 한강 노들섬 헬리포트에서 담당 교수가 함께 구급헬기에 동승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시킨다”며 “2013년 협약이후 현재까지 15명의 환자를 이송했다”고 설명한다.

응급 뿐 아니라 화상환자를 위한 일체형 진료체계도 눈여겨 볼만 하다.

화상치료과 관련된 화상외과, 화상재활의학과, 화상정신과, 화상소화기내과, 화상순환기내과 등 의료진이 통합진료를 및 재활치료를 진행한다.

“화상환자에 동반되는 폐렴이나 신장 부전을 비롯해 성형외과의 재건수술과 정신과를 비롯한 재활치료까지 일체형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의 다학제 시스템보다 업그레이드 된 진료형태로, 코디네이터의 중간 역할을 통해 ‘원스톱 토탈케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진료 뿐 아니라 연구에 있어서도 성과가 적지 않다. 한림대의대 부속연구소인 화상연구소에서는 연구에서 나아가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세계 최초로 동결보전 무세포 동종진피를 개발, 국내 민간기업에 기술이전을 실시해 상품화 한 바 있으며, 국내 최초로 인공진피도 개발해 기술 이전했다. 또한 세계 첫 인공피부 지지체를 개발해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피부 지지체에에 대해 전 원장은 “기존에는 표피와 진피를 따로 만들어 결합했는데, 이 경우 혈관이 올라오기 전에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공피부 지지체를 이용하면 하나의 지지체 안에서 표피와 진피를 각각 배양해 결합하므로 이식 성공률이 높다”면서 “2, 3년 안에 상용화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 밖에도 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세포프린팅 방법을 이용한 인공 간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 해외진출 통해 ‘글로벌 화상전문병원’으로

“2008년 보건산업진흥원 선정 100대 대표 의료기술 중 화상환자 피부이식, 인공진피, 동종진피 이식술, 동종피부 이식술 등 5개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소문으로 외국 환자 많이 찾고 있는 추세를 이어 글로벌 화상전문병원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입소문으로 지난해부터 찾기 시작한 해외환자는 지난 6월까지 2590명에 이르고, 158명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림화상재단을 설립,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해외 봉사활동에도 있다.

2007년부터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등 해외진료를 해마다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수술 및 어려운 수술은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을 진행, 현재까지 25명 초청 수술을 했다.

또한 2013년부터는 국가 예산을 받아 한아세아 협력 국가의 의료진을 초청해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한 국가당 화상 전문의 4명 행정공무원 1명씩 총 50명을 초청해 교육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가에서 3억 원의 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한편, 전 원장은 이러한 전문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집 보다 편안한 병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상환자들은 재활 때문에 입퇴원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간호사들은 레이크레이션 강사 자격증을 따는 등 환자 만족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또 장기간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병원학료도 개설했다. 병원 내 마련된 병원학교에서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정식 수업으로 인정돼 유급이 안 되도록 하고 있다.

“교직원의 가치관과 병원의 가치관이 일치하면 시너지를 낸다”는 신념의 전 원장. 서로의 가치관에 맞는 ‘착한병원’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전 원장의 다짐에서 환자를 위한 진정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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